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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한국말 가르치기

조회 수 1352 추천 수 3 2006.01.21 09:15:20



나는 신랑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할 때가 있다.

신랑이 별로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 데도 혼자 신나서 무조건

붙들고 가르치기도 한다.

덕분에 신랑은 우선 한글을 대충 읽고 쓸 수는 있게 되었다.

동시에 한글이 얼마나 쉽고 과학적인 글인가도 인정했다.

그렇다, 한글은 정말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근데 한국어는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울 신랑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나도 머리 빠지는 걸 감수해야

하고 신랑도 이유 없이 고문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한다.

수없이 많은 레슨을 받았음에도 신랑이 깨치지 못한 발음이 있다.

바로 ㄱ 과 ㅋ 이다.

나도 미치겠다.


Lesson 1



영어에는 tongue twister 라고 해서 발음하기 힘든 문장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She sells sea shells by the sea shore,"

또는 "Peter Piper picks a pack of pickled pepper."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한번 외어서 말해봐라... 무지 힘들다)


신랑: 한국말로도 tongue twister 있어?

니나: 물론 있지...

신랑: 해봐

니나: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

혀가 안 돌아가서 대충 얼버무렸다.

신랑이 뒤집어지게 좋아하며 웃는다


신랑: 또 해봐

니나: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

신랑은 웃느라 침대를 뒹굴며 한참동안 허걱댔다.

신랑: What is 콩깍지?

니나: 콩 껍데기가 콩깍지야. 콩이 bean 이거든

신랑: Oh, I"ll remember 콩....

그날부터 신랑은 심심하면 조른다

신랑: Try 콩깍지 please?

니나: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

그럼 신랑은 또 재밌다고 웃느라 방바닥을 데굴데굴 뒹군다.

결혼을 한 건지 애를 입양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다.


Lesson 2


내가 다니는 한국 교회 형제들은 화요일마다 농구를 한다.

신랑이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모두 한국사람들이었지만 운동하는데 말이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신랑도 껴달라고 했다.

열심히 농구를 하고 땀에 범벅이 되어 집에 오는데 신랑이 묻는다.

신랑: 농구하는데 왜 자꾸 bean 얘기 해?

니나: 누가?

신랑: 다들 콩 pass, 콩 어쩌구....

니나: 공을 잘못 들은 거 아냐? 공은 ball 이야

신랑: 아, 콩이 ball 도 되는 구나...

니나: 콩이 아니구 공!!!

신랑: 그래, 콩!

가나다를 한 시간도 안 되서 모두 외우고 대충 쓸줄도 알게 된

신랑의 총명이 의심스러워지면서 혹시 귀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Lesson 3



친척댁에 갔다.

그 집에는 번호를 누를 때마다 한국말로 누른

번호를 말해주는 전화기가 있었다.

국제 전화를 하려고 전화카드를 쓰는데 뒷 번호 4자리가

0000 이었다.

번호를 눌렀다.


전화기: 삼삼사오 이팔 공공공공


방 안에 있던 신랑이 후다닥 뛰쳐 나온다

얼마나 빠르고 요란하게 뛰어 나오는지 나는 놀래서 얼떨결에

수화기를 다시 놓아 버렸다.


니나: 뭐,뭐야....?

신랑: Someone said 콩!!!!!!

니나: ?????

신랑: Really!!! I heard 콩!!!!!


한참 만에야 전화기에서 나온 공공공 소리를 듣고 저런다는

것을 알았다.

하여간 자기가 쫌만 아는 소리가 들리면 신이 나서 저 야단이다.

니나: 이건 bean 이 아니고 zero 라는 뜻이야

신랑: 발음이 같아?

니나: 틀리지, 하나는 콩, 또 하나는 공!

신랑: 똑같네, 뭘

니나:.......... -_-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와 보니 신랑이 전화기 장난을 하고 있었다

전화기의 0번을 계속 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전화기: 공공공공공공~ 띠리리~ 지금 거신 전화는 국번이 없거나.....

신랑: 하하하하,,,,,,, 재밌다, 콩 콩 콩 콩......

니나: ..............-_-;;;;


Lesson 4



한국에 있는 친구와 오래간만에 통화를 했다.

친구: 너 결혼하고 나서 아줌마 된 거 아니지?

니나: 오모, 오모... 아니야 나 무지 이뻐 ... (-_-;;;)

친구: 전화 끊자.....

니나: 무엄하다, 공주 앞에서!!! 공주가.....

친구: 딸깍! (-_-;;)


전화를 끊자 신랑이 날 빤히 바라본다.


신랑: What is 콩 Joo?

신랑은 모든 한국말의 기본을 콩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니나: 공주는 한 단어야.... 공 Joo 가 아니라...

신랑: 콩주.... Is it like 콩깍지?

니나: 아니야.... Princess 라는 뜻이야....

신랑: Everything"s 콩 in Korean.......

니나: 뭐가 다 콩이야, 공이라니까!!!!

신랑: Yes, 콩!!!

니나: 공주!!! 내가 공주야, 이제부터 날 공주라고 불러

신랑: You want to be my bean.....?

니나: 콩 말구 공주!!!

신랑: 싫어.... 콩이 더 좋아..... 넌 이제 콩이야....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공주가 princess 인 걸 알면서도 우기다니....

지금까지 신랑은 날 콩이라고 놀린다. -_-



Lesson 5



신랑이 오락에 한참 열을 올려 택견을 샀을 때다.

옆에서 구경을 하는데 여러 인물들 중에 왠 팬다곰이 보였다.

니나: 저 곰은 뭐야, 저것도 싸워?

신랑: 응, 쿠마 라고 해.... 일본말로 bear 라는 뜻이야

니나: 아하~

신랑: 한국말로 bear 는 뭐야?

니나: 곰

신랑: 그럴 줄 알았어.... 한국말은 뭐든지 콩이야....

니나: 곰이라구, 곰 !!!

신랑: 아, 콤? 조금 틀리네?

환장하겠다.


니나: 곰이야, 곰!!! 콤 말구 곰, 알았어? 곰, 곰, 곰!!

신랑이 들은 말: It"s 콤!!! Not 콤, but 콤, okay? 콤, 콤, 콤,!!


신랑이 한국말 배우기 전에 내가 속 터져 죽게 생겼다.


나중에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실제로 한국어의 ㄱ 발음은 단어의

앞에 올 때는 오히려 ㅋ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항상 쓰는 말이어서 몰랐는데 오히려 신랑 덕분에 내가 한가지 배운 셈이다.

신랑의 응용력은 생각보다 놀라운 데가 있다.

아마 외국인이라서 한국어의 기본에 아예 무지하다보니까 황당한

응용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응용을 하는 걸 보면 머리가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잘 생긴 것이 머리까지 좋아가지구서..... 퍽! (-_-;;)


Lesson (1)



신랑에게 존대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동사변형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먹다는 영어로 eat..... 변형이라 봤자 eat,

ate, eaten, have (had) eaten 정도이다.

한국말로 하면 먹다, 먹었다, 먹고 있다, 먹을 것이다, 먹었었다,

먹었니? 먹고 있니? 먹을 거니? 먹었을걸? 먹으려나? .... 등등등

끝도 없다.

거기다가 존대말...... 잡수셨다, 잡수실 것이다, 잡수셨나,

잡수셨니? 잡수셨어요? 잡수실래요?..... 나도 머리 아파서 못하겠다.....

(한국에서의 내 최종 학력은 중졸이다. 미국에 온 뒤론 국어를

배운 일이 없어서....)


우선은 쉽게 시작하기로 했다.


니나: Hi 하려면 "안녕" 이라구 하는 거야

신랑: 안냐~

니나: 잘 했어... 어른에게는 "안녕하세요"

신랑: 안냐쎄요....

니나: "안녕하세요," 그래야지

신랑: 안냐하쎄요


곧잘 따라 한다

니나: 쉽지? 그냥 하세요만 붙이면 돼

신랑: Okay

이번에는 대답을 가르쳐 보기로 했다


니나: Yes는 "응"이라고 하면 돼

신랑: 엉!

니나: 존대말일 때는 "네"

신랑: 네이

니나: No는 "아니야"라고 해

신랑: 안냐~ hi 랑 똑같네

니나: "아니야" 라구, "안녕"이 아니고

신랑: (손까지 흔든다) 안냐~


장난치는 폼이 벌써 공부하기 싫어서 싫증난 거 같다.

무섭게 나가 보기로 했다

니나: 공부하기 싫어서 그렇지?

신랑: 안냐 ~~ (-_-)

니나: 혼날래? 가르쳐 준 거 기억해? Yes 가 뭐야? 말해봐!!

신랑: 엉!


어, 잊었을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대답을 한다



니나: 존대말로 해야지!

신랑: ...............

니나: 존대말로 뭐야?

신랑:............ I forgot...........

니나: 벌써 잊어버렸어? 혼나야겠네! 때치, 때치!! (-_-;;)

신랑: I, I know!!!!

니나: 말해봐!!

신랑: 엉 하세요! (-_-)



Lesson 2

신랑을 꼬셔서 한국말 수업을 듣게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동네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 수업을 하는데 나는 일본어, 신랑은 한국어를 택했다.

둘 다 한 학기를 수강하기로 하고 많진 않지만 수업료도 냈다.

결국 세 번 가고는 관뒀다. (-_-)


첫날 한국어 수업을 듣고 온 날이다.

신랑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시아버지가 반갑게 외친다.


시아버지: 만투쿡수!!!!! (-_-)


시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다.....

한국 식당에서 파는 만두국수를 좋아하시기 때문에.....(-_-;;)




신랑: Hi dad.... 칼비!!!! (-_-)


신랑은 억지로 한번 웃어주며 갈비라고 맞받아치더니 부리나케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힌다.

아니, 이 인간이 초저녁부터 밝히긴 .....


니나: 자기야~ 왜 그래, 벌써부터..... (*^^* 부끄...~)

신랑: 나 봐봐, 나 봐봐.... 나 오늘 이거 배웠어

니나: 뭐, 뭔데? (-_-)

신랑: 모리, 워케, 무럽, 팔, 무럽, 팔.... (-_-)


수업 시간에 신체 각 기관의 명칭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율동도 하면서 신나게 자랑을 했다.


신랑: 잘 했지?

니나: 난 또 뭐라구....... 김 샜네......

신랑: 뭐?

니나: 아냐, 잘 했어... 근데 발이라고 해야지, 팔이 아니라

신랑: 봐알....

니나: 그렇지, 그렇지.....

칭찬을 해 주었더니 갑자기 신랑이 팔짝 뛰어서 뒤로 돈다.


신랑: 이런 노래도 있어..... 모리, 오케, 무럽, 엉, 덩, 기~ 모리, 오케, 무럽...

니나: 엥? 뭐야 그게? 왜 엉덩이가 들어가?

신랑: 어떤 애가 butt 은 뭐냐고 물어봐서 선생님이 가르쳐줬어(-_-)

배우라는 건 마다하고 쓸 데 없는 거에 관심 많은 놈은 신랑 반에도 있나보다.

그걸 한번 듣고 외워와서 노래에 집어넣는 인간도 있지만 ..... (-_-)

그 날은 하루종일 신랑이 엉덩이를 찌르는 바람에 귀찮아서 혼났다.

신랑: This is 엉덩기, 엉덩기, 엉! 덩! 기! ~

니나: 남의 엉덩이 좀 그만 찔러!!!!!

신랑: 왜 그래!!!! 단어 외우는 건데!!



Lesson 3




신랑과 동물원에 갔다.

신랑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으로 신혼 여행 갔을 때에도 에버랜드 가서 사파리하고

동물원 보는 걸 가장 좋아했었다





신랑: 저거 한국말로 뭐야?

신랑이 가리키는 것은 코뿔소였다.

니나: 코뿔소

신랑: 코뻘소우?


고불소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ㄱ 과 ㅋ 가르칠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린다. (-_-)


니나: 수업시간에 nose 가 코라고 배웠지?

신랑: 응

니나: 뿔은 horn 이고 소는 Bull 같이 큰 동물이야... Cow도 되지만...어쨌든...

신랑: 그러니까 세 단어가 합해진 거로구나.....

니나: 그렇지!


조금 더 가니 코끼리가 나왔다.



신랑: 저건 한국말로 뭐야?

니나: 코끼리

신랑: 아, 코!! 코가 길어서?

니나: 응

신랑: 그럼 키리는 뭐야....

말문이 막혔다....


니나: 음.... 그건 말이지....

신랑: ?

니나: 음... 끼리는... 뭔가가 특별히 클 때 그냥 붙이는 거야....

대충 만들어서 말했다.


신랑: 아하...

그러더니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음흉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니나: 뭐, 뭐야.... 그 눈빛은..... 가슴 떨리게.....

신랑: You!

니나: 왜, 그렇게 박력 있게 불러...해 질려면 멀었는데...(*^^* 수둡~)

신랑: 넌 더 이상 콩이 아니야!!

니나: 그, 그럼?

신랑: You! 엉덩기 끼리!

니나: 뭐, 뭐?

신랑: 헤헤, 재밌다...... 모리, 오케, 무럽, 엉덩기 끼리~ 모리, 오케, 무럽... (-_-)

그 날 동물 구경은 하나도 못하고 도망다니는 신랑 잡느라 땀 뺐다.


**************************************


나중에 아빠한테 들었는데 코끼리는 코길이라는 말이 바뀐 것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확실치는 않다고 하셨지만....
누구 아시는 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눌까 했는데
그냥 한번에 쓰기로 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길.... (^^)



*************************************************




어쩌다가 알게 된 사람 중에 유학생 언니가 한 명 있었다.

첨에는 성격도 발랄하고 재밌는 거 같아서 좋았는데 차츰 지내면서

짜증스러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나서기를 너무 좋아해서 탈이다.

친구들은 이 언니를 가리켜 짜증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안 듣는데서...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짜증녀가 특히 내 기분을 나쁘게 하는 건

신랑 때문이다.

짜증녀의 영어는 무척 서툴렀다.

근데도 어쩌다가 나와 신랑을 마주치면 목에 핏대를 올리면서

서투른 영어로 신랑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었다.

당연히 신랑은 짜증녀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

내 생각엔 울 신랑과 한마디라도 더 해서 자기가 영어 연습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근데 죽어도 그건 아니란다.

울 신랑이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기회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단다.......

난 벙어리냐.............?




Lesson 1


친구들과 모여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물론 짜증녀도 끼어 있었다......

내용은 어떤 바람둥이에 관한 것이었다.....



신랑: Playboy 가 한국말로 뭐야?

니나: 응, 그건 말이지.....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짜증녀가 가로챈다.....


짜증녀: Playboy is 바람둥이......

신랑: 파람퉁이?

짜증녀: Okay, okay.... Very good...... 바람둥이....

신랑은 헷갈리는 표정이었다.


신랑: 그럼 바람쟁이는 뭐야?

니나: 바람쟁이는 장사할 때....


근데 또 짜증녀가 나선다....

짜증녀: 바람쟁이 is... sales person... but they don"t sell... they...

신랑: ??????? .......What?


짜증녀의 영어 실력으로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짜증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정말 짜증난다......


짜증녀: Yes, that"s right..... 바람쟁이 just attracts .....


신랑은 금새 지겨운 표정이 되었다......

친구들은 시끄러워서 비디오 못 보겠다구 툴툴거렸다........

게다가 짜증녀가 하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짜증녀: You understand now?

신랑: Okay...... I guess......


신랑은 할 수없이 이해한다고 말하더니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_-)



나중에 내가 다시 바람둥이와 바람쟁이의 차이를 설명해 주었지만

신랑은 요즘도 가끔 헷갈린다......

그럴 때마다 이게 다 짜증녀 때문이라고 화도 내면서.....



Lesson 2


만날 때마다 신랑을 붙들고 되지도 않는 영어로 뭔가 가르치려고만

들자 신랑은 짜증녀만 보면 짜증을 내게 되었다......



신랑: 그 여자랑 놀지마.... 피곤해

니나: 놀긴 누가 놀아...... 어쩌다 마주칠까 무서운데.....


신랑: Ugly 한 여자를 뭐라고 불러?

니나: 음...... 못생긴 여자......

신랑: 뭐, 뭐라구? 왜케 길어......?

니나: 너무 힘든가....... 그럼 그냥 호박이라구 그래

신랑: 호우박

니나: Pumpkin 이란 뜻이야

신랑: 한국 호박은 이상하게 생겼어?

니나: 나도 왜 그런지는 몰라..... 그냥 외워.....

신랑: Okay..... 호박, 호박......

신랑: Fat 한 사람을 뭐라고 해?

니나: 뚱뚱해

신랑: 둥둥해.....그럼 엉덩기 키리가 맞어, 아님 엉덩기 둥둥해가 맞어? (-_-)

니나: (무슨 이 따우 질문을....-_-;;) 뚱뚱해가 맞어..... 엉덩기 키리라는 말은 쓰지마

신랑: 싫어.... 쓸거야.... 엉덩기 키리는 멋진 말이야...... (-_-)


신랑: I don"t like you 를 뭐라고 해?

니나: 왜 자꾸 그런 것만 물어봐?

신랑: 그냥....

니나: 난 너 싫어해

신랑: 너무 길어.....

니나: 그럼.....그냥 미워!!!? 그래

신랑: 미오!!!!


짜증녀 생각을 하다보니 생각나는 게 순 그런 말뿐인가 보다.... (-_-)

그래도 그 때까진 신랑이 그 말들을 진지하게 외우고 있을 줄은 몰랐다.



Lesson 3


호놀룰루 한인 축제가 열렸다.

여러 한인 단체들이 모여서 운동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경품 추천도 하는 날이다.

신랑을 데리고 점심때가 좀 지나서 나가 보았다.

우선 친구들이 있는 텐트로 갔다.

니나: 점심 남았니?

친구: 글쎄......비빔밥이었는데.....


신랑은 비빔밥이라니까 신나서 폴짝폴짝 친구를 따라갔다.

(신랑은 비빔밥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텐트에 들어서자마자 신랑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여러 명의 남녀가 섞여서 커다란 플라스틱 바가지 같은 데다가

남은 밥을 넣고 무자비하게 퍼먹고 있었던 거다.....



신랑: 뭐, 뭐야..... 저 사람들은.....



신랑 눈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음식을, 그것도 바가지에 담아

퍼먹고 있는 모습이 큰 충격 이었나보다.

놀란 표정으로 나와 친구에게 속삭인다.



신랑: Those people......돼지 사람...... (-_-)



하여간 배운 단어를 이리 저리 붙이는데 따라갈 자가 없다. (-_-)

친구는 신랑이 한 말이 재밌나 보다....

밥 먹는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친구: 그만 좀 먹으쇼..... 돼지 사람이라고 그러쟎아......



역시 예상했던 데로 사람들은 고개 한번 돌려보는 법 없이 계속

밥만 퍼 먹는다. (-_-)


신랑: 무써와..... 돼지 사람..... (-_-)


사람들이 대충 밥을 다 먹었는지 한 명씩 물러선다.

그 중에 짜증녀도 있을 줄이야.......

짜증녀가 신랑에게 다가온다.....


짜증녀: Am I a pig?

신랑: ..........

짜증녀: Am I a pig?!!!!!!


농담으로 한 말이어서 딴 사람들은 그냥 웃고 있었는데 짜증녀는

괜히 화가 났나보다.

정작 그 말 들었을 땐 돌아보지도 않고 열심히 퍼먹었으면서......

속도 좁구먼.... 짜증나게시리.....



짜증녀의 기세에 잠깐 쫄렸던 신랑이 이내 결심이 섰는지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다 들리도록 크게 외친다.....



신랑: Yes!!!!!! You!!!!! 둥둥해!!!!!!


짜증녀, 자기의 귀가 의심스러운가 보다.....



짜증녀: Wh.., what......?

신랑: 엉덩기...둥둥해.....!!!!!! You are 호우박......!!!Oh, 미오!!!


짜증녀, 거품을 물고 날뛰기 시작한다.

짜증녀: No, no, no!!!! I"m not 뚱뚱!!!!! Don"t say that to woman!!!! I?m a woman!!!!! I am hurt....... I am not 뚱뚱......!!!!!!! Oh, my God!!!!! I"m beautiful lady..... (-_-)..... You have to say sorry!!!! Of course!!!!!! You should say sorry......

(굳이 읽을 필요 없는 부분이었음)



화가 나서 그런지 영어가 몽땅 뒤집혔나보다....

문법도 엉망이구 발음도 엉망이구.... 뭐라 떠드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짜증녀답게 무섭게 발악을 하며 짜증을 부렸다.....



짜증녀: I never heard that!!! I am popular!!!! Not 호박!!!!

신랑: ................(-_-)

짜증녀: No 호박!!! No, no..... Never!!!!!!


신랑은 어이가 없어서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다.

짜증녀, 신랑이 말이 없으니까 더 열이 받는다......


짜증녀: Tell me!!!! (뭘?....-_-) You! You are 호박, too!!!!! Yes, you!!!!! I am not ugly...... You are!!!!!


짜증녀가 도무지 끝낼 기세를 보이지 않자 나와 친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때, 신랑이 단 한마디로 이 유치한 발악을 끝내 버렸다.......



신랑: Wait!!!!!!!



짜증녀, 발악을 잠시 중지하고 신랑을 노려본다



짜증녀: What?

신랑: Your teeth..... 김 켰어......


짜증녀, 순간 1.5초 정도 동작 정지가 된다.

신랑의 어눌한 한국말을 못 알아들었나보다.......

아닌게 아니라 비빔밥에 김을 넣고 먹었는지 아랫니에 까맣게

김이 껴 있다. (-_-)


짜증녀, 순간 멈춤에서 풀려나자마자 입을 가리더니 오물거린다.....

10초 정도가 지났다.

김이 처리됐나보다.

그러더니 다시 발악을 시작한다.

지독한 인간이다. (-_-;;)


짜증녀: Anyway...... you should say sorry....!!!!!! You....

신랑: Wait!!!!!

짜증녀: What!!!!!?

신랑: Still...... 김 켰어......




주위에 있던 사람들, 웃느라고 잔디밭을 구르고 있다.......

짜증녀, 결국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간다.


짜증녀는 그 후로 더 이상 우리랑 친한 척 안 한다.

울 신랑 만세다......





신랑이 일주일에 두 번씩 럭비 연습을 하러 다닐 때 일이다.

대학에 있을 때는 풋볼을 했었는데 2학년 때인가 허리 부상을 입었다.

대학 풋볼팀에서 뛰려면 의사의 검진을 받고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진단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허리 땜에 의사가 무리한 운동을 해선 안 된다는 진단을 내렸다.

하필 허리를..... -_-

꿩 대신 닭이라고 럭비 팀에 들어간 것이 졸업한 후에도 아직까지

동네 럭비 클럽에서 경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 날도 평소처럼 저녁 일곱 시쯤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갔는데

한 시간도 안 돼서 다시 돌아왔다.


니나: 왜 벌써 왔어?


신랑 표정이 별로 안 좋다.



신랑: 아무도 안 나왔어. 30분이나 기다렸는데.....



신랑은 툴툴거리며 럭비 팀 캡틴인가에게 전화를 건다.

옆에서 들어보니 매주 연습시간이나 경기 시간에 변동이 있으면

캡틴이 이멜을 보내거나 전화를 해 주는데 울 신랑을 깜박 했단다.....



전화를 끊고 나자 신랑은 더 열 받은 표정이다.....

실수라고 해도 자기만 빼먹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나한테 화풀이하려는 분위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

(어이구, 내 팔자야~)

신랑이 화난 목소리로 묻는다.



신랑: 뭐 만들어?

니나: 비빔밥인데 먹을래?

신랑: 오케이......


신랑과 나의 가사 분담은 철저하다....

내가 밥하면 신랑이 설거지하구 내가 빨래하면 신랑은 청소한다.

내가 일주일에 3번 밥했으면 신랑도 3번 밥한다.....

민주적이지 않은가?

오늘은 신랑이 럭비 연습을 갔기 때문에 내가 밥을 했다.


비빔밥을 그릇에 이쁘게 담아서 신랑에게 주었다.

시부모님은 먼저 일찍 잡수셨기 때문에 둘이서만 먹게 되었다.

근데 이 인간이 안 하던 밥투정을 하기 시작한다.


신랑: 왜 계란 없어?

니나: 귀찮아서 안 만들었어....


평소 같으면 그냥 그런가 하고 넘어간다.

정 먹고 싶으면 자기가 부쳐서 먹는다.

근데 오늘은 심기가 안 좋은 날이다.



신랑: 계란 없는 비빔밥이 어딨어?

니나: 여기있어..... (-_-)



그 놈의 비빔밥, 괜히 맛을 들여놨더니 별걸 다 따진다.



신랑: 안 먹어.....

니나: 먹지마 .... (-_-)

신랑: 계란 안 만들어 줄거야?

니나: 만들어 먹어. 딴 땐 잘 하더니.....

신랑: 오늘은 피곤하잖아.....


연습도 안 했으면서 웬 피곤?

식탁 앞에서 계속 투덜거릴까봐 할 수 없이 계란을 부쳤다.


니나: 자, 먹어

신랑: 어, 노른자 터져서 익었어.....

니나: 그래서?

신랑: 비빔밥 계란 노른자는 익히는 거 아냐

니나: 누가 그래?

신랑: 니가....... (-_-)

니나: 할 수 없어.... 그냥 먹어

신랑: 그럼 어떻게 비벼...... 안 먹어!!!!!

니나: 먹지마!!!!!!


나와 신랑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놀란 것은 방에서 텔레비전

보시던 시어머니다.

시아버지는 텔레비전 볼 땐 아무한테도 신경 안 쓰신다. (-_-)

니나: 왜 나한테 화풀이야!!!!

신랑: 내가 언제!!!! 니가 비빔밥을 이상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렇지!!!!!!!

시어머니가 결국 부엌으로 나오신다.




시어머니: 무슨 일이야?

니나: 계란 잘못 부쳤다구 화내잖아요

신랑: 이거 봐요, 계란 터졌어요.....



시어머니 표정, 가관이다...... 아들이지만 한심하다......



시어머니: 그냥 먹으면 되겠네

신랑: 안 비벼지잖아요

시어머니: 아, 그냥 먹어!!!!

쌤통이다......

시어머니가 신랑을 혼내는 동안 나는 옆에서 화난 얼굴로

(사실 웃음을 참고 있었음) 혼자서 비빔밥을 다 먹었다..... (-_-)

그리고 방에 들어와 버렸다.....



잠시 후 똑똑 방문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어머니다.

시어머니: 화났니?

니나: 아니, 뭐......

시어머니: 저 딴 놈 밥은 왜 만들어줬어.....? 너나 먹지 ......



울 시어머니 세상에서 젤 착한 시어머니다.....

고부갈등 절대 없다.

신랑이 꾀부리고 집안일 안하면 나보다 시어머니한테 먼저 혼난다.


시어머니가 가고 나자 부엌에서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설거지 하나 부다....

이럴 줄 알고 일부러 내가 먹은 비빔밥 그릇 안 씻어놨다..... (^^)


신랑이 방으로 들어왔다.

표정이 누그러진 게 이제야 제 정신이 돌아왔나 보다.



신랑: 화났어?

니나:............

신랑: 말 안 할 거야?

니나: .............

신랑은 내가 화난 표정을 풀지 않자 애교 작전으로 나가 본다.

내가 한국말에 약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동안 배운 단어를

사용해 본다




신랑: 아나조.....

니나: 싫어

신랑: 뽀뽀조.....

니나: 아, 귀찮아......


신랑, 잠시 당황한다....

여태까진 이 정도만 해도 내가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그랬는데......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참 밸도 없었다..... -_-)

신랑: 엉덩기 이뽀...... No 엉덩기 키리......




오호라, 이건 신랑으로선 많이 양보한 거다.....

화는 이미 풀렸지만 어디까지 가나 보기로 하고 계속 침묵으로 일관했다.




신랑: 싸랑해......

니나:...........


애교 부릴 말이 거의 다 떨어졌다.

근데도 내가 아무 말 안 하자 신랑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더니 겨우 생각해 낸 게 있나보다.....

갑자기 주먹으로 내 가슴을 막 두드린다


신랑: 모라, 모라, 모라.....



웃음이 목에까지 차 올라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참고로 울 신랑 키 190 이다....

아까 말했듯이 풋볼 했었다..... (-_-)

그 덩치에 나한테 매달려서 몰라, 몰라 라고 하고 있다.

언제 춘향전이라도 봤나..... 하여간 희한한 건 어디서 배워서

잘 외워둔다......




어디 얼마나 망가지나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표정을 굳혔다.

억지로 웃음을 참으려니까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나마 험상궂은 내 얼굴이 더 무서워졌다.

신랑의 표정이 점점 공포에 싸인다.



갑자기 굳은 결심을 하는 듯하더니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 엉덩이를 내 얼굴 앞으로 쑥 내민다.


니나: 뭐, 뭐하는 짓이야? 이거 치워!

신랑: 미오, 미오.... 때치, 때치



신랑이 자기의 엉덩이를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이젠 도저히 못 참겠다.....

침대에 뒤집어져서 마구 웃기 시작했다.



니나: 우하하하하..... 미치겠다..... 그딴 건 어서 배웠어...... ?

신랑: 너한테...... (-_-)




신랑: 화 풀렸지?

니나: 좋았어..... 오늘은 봐주지.....



신랑의 얼굴이 확 밝아지면서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미소를 띤다.

저 미소는 뭔가 음흉한 계획이 있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반격이 두려운 듯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선다.




신랑: 그럼 거짓말 한 것도 용서해 줄 거야?

니나: 무슨 거짓말했는데?

신랑: 넌 아직도 엉덩기키리거든

니나: 야!



약사빠른 인간 같으니........

잽싸게 문 뒤에 숨더니 고개만 내민다.


신랑: 멜론!!!!!!



갑자기 이건 또 뭔가.....



니나: 갑자기 웬 멜론?

신랑: 멜론!!!!

니나: 어디?



내가 못 알아듣자 신랑은 엄지손가락을 뺨에 대고 흔든다.

신랑: 멜론!!!!!!





아니, 이제 보니 내가 신랑 놀리고 도망갈 때 메롱! 했던 거를

고새 배워서 따라하는 거다.




니나: 거기 안 서!?



우당탕 거실로 도망간 신랑을 잡으러 뛰어나갔다.

열 받게시리 도망가면서도 계속 멜론거린다..... (-_-;;)

그 소리에 놀란 시어머니 다시 나온다



시어머니: 왜 또 야단들이야?!!!!



대답도 하기 전에 시어머니가 신랑을 붙잡고 호통을 치기 시작하셨다.


시어머니: 아니, 신경질 내는 거 밥 멕여 놨더니 이제 디저트가지고 시비를 걸어?

신랑: ???????????

시어머니: 멜론 먹고 싶음 니가 나가서 사와! 시끄럽게 굴지 말구!






시어머니 이번엔 정말 화나셨나 보다.

문을 쾅 닫고 들어가신다.

신랑 표정 가관이다.........

다시 한번 쌤통이다........







하와이에서는 매일 저녁 7시부터 11시 반까지 한국 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그 전날 프로그램을

재방송 해준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LA보다도 한국 방송 시간이 긴 거 같다.


한국 드라마는 모두 영어 자막이 밑에 같이 나와서 한국 사람뿐만이

아니라 하와이에 사는 다른 민족들도 많이 본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 많다고 신문에 난적도 있는 걸로 봐선 확실히

시청률이 높긴 한가 보다.


울 신랑한테 대학교 다니는 여동생이 있는데 - 나의 시누이로군.... -

류시원의 열렬한 팬이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하와이 젊은애들한테 류시원

인기 끝내준다.....


어쩌다가 내가 한국 방송을 보고 있으면 신랑이 꼭 옆에 와서

끼어든다.

하여간 아는 척 할 거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인간이다.

Lesson 1




가을 동화가 한창 인기있었을 때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까지도 가을 동화는 모두 봤다.

16회까지 보는 동안 내내 열 여섯 번 울었다.

송혜교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엄마네 가게로 찾아가서

같이 저녁 먹고 소주마시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신랑이 들어왔다.




신랑: 어? 쟤 너랑 똑같이 생겼다!!!



울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확 펴졌다.


니나: 맞어, 맞어, 이쁘지? 80년인가 81년 생이라나.....


울다 말고 신이 났다.


신랑: 엥? 근데 왜케 늙어 보여...... 머리는 뽀글뽀글해가지구.....

니나: ??????????????



(순간 정지 3초)



니나: 내가 저 아줌마 닮았다는 소리야?!!!!!!!


신랑은 벌써 멜론거리며 도망가 버렸다. (얍삽한 인간.... -_-)




그래도 이건 애교로 봐준다....

정말 기가 막힌 건 신랑이 한국 방송 보면서 쓸 데 없는 말을

자꾸 배우는 거다.

그게 바로 요 밑에 나오는 얘기다.






Lesson 2





나는 무척 덤벙댄다.

유리컵은 몇 주에 한번씩 꼭 깨뜨리고 시아버지가 아끼는 화분을

깬 적도 있다.

주기적으로 꼭 문지방에 발가락도 찧인다.

신랑이랑 외식하러 나가서 괜히 혼자 넘어질 때도 많다. (-_-)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신랑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릇을 깼을 때다.



신랑: 렐콜릴리!

니나: ?????

신랑: 렐콜릴리, 렐콜릴리~



하도 헛소리를 많이 하는 인간인지라 대답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저 하자는 데로 놀게 내버려두었다.



다음날, 방문이 닫혀 있는 걸 모르고 들어가다 이마를 박았다.

아파 죽겠는데 신랑이 예의 그 이상한 소리를 지껄인다.



신랑 : 렐콜릴리~



어디서 또 이상한 걸 들어가지구 저러는지....





니나: 도데체 그게 뭔 소리야?

신랑: 몰라?

니나: 몰라.....

신랑: 이상하다... 한국 방송에서 나왔는데.....

니나: 중간에 중국 방송할 때 들은 거 아냐?




가르치는 말은 안 배우고 어디서 맨날 이상한 거만 주워들어가지고

온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다.

그 동안 신랑이 틈만 나면 옆에 와서 <렐콜릴리>를 외치고 다녔음은

물론이다. (-_-)




하루는 신랑이 텔레비전을 보다 말고 나를 급하게 불렀다.



신랑: 빨리와, 빨리와, 이거봐봐.... 나왔어, 렐콜릴리....

니나: 뭔데, 뭔데?



신랑은 TV 유치원 하나 둘 셋을 보고 있었다. (-_-)



신랑: 저거봐.... 렐콜릴리......

니나: ????????????



여러 아이들이 모여서 한 아이를 놀리고 있었다......

얼레꼴레리, 얼레꼴레리~ (-_-)






니나: 여태까지 나한테 저거 한 거야?

신랑: 응..... 렐콜릴리~ 렐콜릴리~ 엉덩기키리~ 렐콜릴리~ (-_-)  


샤라라라라

2006.01.24 02:39:53

와 재밋게 읽엇어요 이야 ㅠ. ㅠ~ 재밋당

재밌는데요

2006.01.26 17:59:09

너무길어서 4분의3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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