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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0,254

도둑이랑 술마신날

조회 수 707 추천 수 1 2006.07.29 10:21:34


"ㅇ ㅏ~ 오늘 기분도 드럽게꿀꿀한데 소주나마셔야지.."
동네슈퍼에서 소주2병을 사들고 집으로 가던중이다..
참되는일도없고, 할일도없고, 심심하고 따분한기분탓에
괜한 술이땡기지 뭔가..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런데 이게왠일.. 손님이 한분 같이들어오시데..
도둑이었다..




순간 흠칫했지만..
도둑맞을게 있어야 도둑이 좋아라하지..
도둑질해갈것도없는데 왜 들어왔냐며 화를냈다..
도둑이 집안을 슬슬둘러보더니 욕을 해대며 뭐 이딴집이다있냐한다..
최소한 컴퓨터라도 있어야하는거 아닌가라며 욕을 바가지로해댔다..
그래서 내가 온김에 그냥 술이라도 한잔하고 가라고했다.
그러더니 좋덴다.. 씨밤.. -_ -;;
라면 2봉지끓이고 집에있던 오렌지주스에 몇마디 담소를 나누며
술을 마시기시작했다..
자기가 도둑경력 3년차인데 이런집 보다보다 처음이란다..
차라리 이사를 가더라도 몇가지 남기고가는거 터는게 낳지
뭔 침대하나에 달랑 숫가락몇개 쌀조차도 없는 그지같은집이어딧냐며
조금전에 일을 회상하듯 담배를물고 졸라 신경질낸다..
순간 졸라 화가나서 씨밤 도둑질하다보면 그럴수도있는거 아니냐며
왕건이 건질날이있으면 여기같은 그지집도있지않냐며 성화를냈다..
그랬더니 도둑이 미안하단다..




자세히보니 얼굴도 잘생긴자식이 뭣하러 도둑질을하나 궁금했다.
자기는 중학교중퇴에 아버지직업이 도둑이여서 가업을 잇는다고 말하더라..
도둑질을할때 키포인트는 발걸음이아니라 어두운곳에서도 잘 볼수있는
감각적인 시야가 중요하다며 도둑질에 대한 강의를 논하기 시작했다.
마시다보니 금방마셔버렸다.. 그래서 정말 아끼고아끼던 꼬불쳐놓았던 카프리2병을
끄네 마셨다.. 아 난 좀 취했는데 이도둑놈도 나랑 주량이 비슷한가보다..
같이 취해서 세월타령하다가 어느세 너도나도 모르게 잠이들어버렸다..
잠에서 깨보니 아 씨바..
이 도둑개쉐가 내 디스플러스 13개피있는걸 뽀려갔다..
꼴에 또 양심은 있다고 담배한개피를 놓구갔더라..
참 웃긴다.. 씨바..
담배한대 입에물고 창문을 열고 폼잡으며 펴대다 시계를봤다..
10시다.. 씨바.. 오늘은 일이있는날인데 깜빡했다..
절라리 혼났다..
짜른다는거 싹싹빌어서 일을했다..
오늘도 소주가 땡겨서 소주를 사들고집에가서 마셨다..
내 주량이 1병조금못마시는데 오늘은 왠지 1병까지 너끈히 마셨다..
잠이 스르르오길래 잠을 잤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집에 왠 컴퓨터한대가 놓여져있었다..
옆에 써놓은 말도안되는 글씨의 메모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나는 친구도 뭣도 가진거하나 없는놈이요.."
"우리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돈이 3억인데, 그걸로 장사를 하려다가,
지금 감옥에계신 아버지가 뭣땜에 도둑질을했는지 나도 해보고싶었을뿐인데..
당신같은 좋은친구만나서 재미있게놀았으니 이건 내가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으시길바라오..
P.S 옆집컴퓨터 들고왔소.."




씨바.. -_ -;;
어쩐지 아침부터 옆집기집애가 꺄악 도둑들었어요하며 경비아저씨가 왔다갔따
하더라니..
이걸 주기엔 내가 도둑놈으로 몰릴꺼같고..
일단 침대밑에 숨겨두긴했는데 참.. 난감하더랍니다..
살다보면 너무 많은 일이있네요..
곧 군대도가는데.. 아~ 언제 일이풀릴지..
오늘도 소주나 한잔마시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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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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