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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0,254

엄마의 건망증

조회 수 1247 추천 수 4 2006.12.05 17:28:58
이진형 URL 복사하기 - 


1. 전화받다 엄마가 태워먹은 수많은 냄비들.....
   또 전화가 온다. 엄마는 실컷 수다를 떤다.
   그 순간 아차차..
  "애, 잠깐만 기다려, 가스불 끄고 올꼐."
   엄마는 자신의 영민함에 뿌듯해하며 가스불을 끈다.
   그리고, 나서 아까 하던 김장 30포기를 마저 한다.
   엄마는 그렇게 또 한명의 친구를 간단히 잃어버렸다.

2. 선생님 면담 떄문에 나선 엄마.

   근데 왜 동생 학교는 찾아가고 난리람.

   들고온 촌지 동생 선생님에게 뻇기고.

   겨우 찾아온 우리 학교..

  근데 왜 엄마는 2학년 3반을 찾고 난리람

  그 날 결국 담임을 못만난 엄마는...

"너, 엄마 몰래 언제 전학갔어?"



3. 은행에 간 엄마. 오늘은 거의 완벽하다.

   통장과 도장도 가지고 왔고 공과금 고지서도 가지고 왔다.

   이젠 누나에게 송금만 하면 오래간만에 정말 아무 일 없이(?)

   은행에서 볼 일을 마치게 된다.

   은행원 앞에서 자랑스러운 얼굴로 서있는 엄마.

   은행원도 놀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송금하시게요? 잘쓰셧네요..아! 전화번호를 안 쓰셧네요

    집 전화번호를 쓰셔야죠.."

    엄마는 그 날 결국 송금을 못하고 말았다.



4. 간만에 동창회에 나서는 엄마. 화려하게 차려입느라 난리다.

   저번에 동창생들의 휘황찬란한 옷차림에 기가 죽은 기억 떄문에

   엄마는 반지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모든 걸 완벽하게 치장한 엄마.

   이번엔 정말 엄마가 스폿라이트를받는다.

   모든 동창들의 시샘의 눈길에 뿌듯해하는 엄마..

   엄마는 우아하게 인사를 한다.

  -얘드아!(애들아)

   오데간마니다.(오랜간만이다)-

   다른 치장에 너무나 신경을 쓴 나머지..

   엄마는 틀니를 깜빡 잊었다.

   그 후로 엄마는 동창들과 연락을 끊고 산다.



5. 엄마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주인이 반긴다.

   -정말 오래간만이네. 그동안 안녕하셧어요.-

   -네, 덕분에. 오늘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머리손질좀

     빨리 해주시겠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30분 안에는 완성해주세요-

   -30분 안에요? 네, 알겠어요-

    한참 손질하던 주인,

   -이왕 오신거.. 머리를 마는 게 어때요?

    훨씬 보기 좋을 텐데..-

    훨씬 보기 좋다는 소리에 솔깃한 엄마.

   -그럼 어디 간만에 파마나 해볼까.-

    그렇게 엄마는 머리를 말았다. 꼭 3시간 걸렸다.

    머리를 만 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온 엄마..

    집안에 공기가 썰렁 했다.

    그 날 엄마는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누나의

    결혼식을 비디오로 봐야 했다..




profile

쏠로잉~~

2006.12.05 19:21:08

하...하.........건망증;;; 저두 약간은 있는;;;;

ShaDow

2006.12.15 14:05:36

어머니들은 건망증이 살짝많은 ㅋ

km01061

2006.12.16 23:53:37

책꺼지만 .. 공감은 가네요(? <-- 공감이라니!!?)건 망 증 ///

ㅋㅋ

2007.01.08 21:23:15

저건 사오정시리즈에 몇개가 잇다는

이서원

2007.01.10 09:05:53

.. 너무 심하네요..

전생주몽

2007.03.07 17:07:43

우리엄마는 할머니집에서 고기먹기로햇는데..
고기를두고 문병안 가는데 과일도두고..
엄마들이 건방증이 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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