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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25

내 어린 시절

조회 수 1291 추천 수 0 2006.03.13 04:39:06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때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참...제가 국민학교라고 하는것은 우선 이해해 주세요. 전



초등학교란 말을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끼는 구시대 사람이니깐요. ^_^











전요~



어렸을때 대단한 깍쟁이었답니다.







대단한 깔끔이신 우리 어머니는 제 신발에 먼지하나 붙는것을



질겁하실만큼 절 깔끔하게 키우셨고, 전 그래서 길거리의 조그만







먼지만 보아도 무척이나 더러운것인지 알 정도였답니다.



물론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아무도 그런 상상을 못할정도로 전



지금 무척이나 평범 이하의 사람이지만요. (창피~)







그래서 유치원때는 물론 국민학교때 수업듣다가 오줌싸는 친구들은



제 경멸의 대상이었고, 그런 친구들한테는 말도



안꺼낼정도였으니깐요. <- 좀 한심한 애였죠?







그런 제가 국민학교 1학년때 한 친구를 알게 되었어요.







이름도 얼굴도 아니 그 무엇도 기억나지 않는 그 친구.



하지만, 그 친구는 지금까지도 절대 잊지 못하는 친구로 남아 있어요.







그 친구의 이름을 편안하게 순희라고 할께요.



전 오늘 순희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국민학교 1학년 입학을 했어요.



처음으로 학교 교실을 들어가 봤고 그 나무책상이 어찌나 멋있어



보였는지 몰라요.







선생님께서는...



"여러분, 이제 출석을 부르겠어요"



하시며, "김 아무게...박 아무게..."하며 부르시기 시작했어요.







물론 제 이름도 부르셨고요 "송진미!" 그때 전 손을 번쩍 들어가면서



아주 똑 부러지게 "네~!"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나요.







선생님은 계속 출석을 부르셨어요.



그때 선생님이 한 아이의 이름을 부르셨어요.



"이순희!"



대답이 없었어요.



선생님은 다시한번 부르셨죠. "이순희~"







제 뒤에 앉은 한 아이가 아주 모기만한 목소리로, "네~"하고 대답을 했어요.



그것도 아주 떨면서요.



전 그 친구를 자세히 봤죠.







머리는 지저분 했고, 또 옷도 허름하기만 했어요.



그리고, 그 친구를 보니 갑자기 냄세가 나는듯한 착각도 들었고요.



새침떼기 전 그 친구가 제 뒤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상당한



불쾌감으로 느껴졌었죠.







그 뒤로 거의 한달동안 뒤도 안돌아봤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어느날이었어요.



저랑 등하교를 함께하는 친구가 아파서 결석을 한것이었어요.



전 속이 상했지만, 혼자서 학교를 향했고, 그날 학교를 파한뒤에도



혼자 집에갈 수밖에 없었답니다.







혼자 땅보면서 꾸벅꾸벅 걷고 있는데 누가 절 부르는것이었어요.



"진미야~ 같이가" 순희였죠.



전, 그 친구가 정말 별로였지만, 그래도 혼자가는것이 너무 싫었던



터라 함께가기로 했죠.



'어...순희구나."



'음"



"너도 이쪽으로 집에가니?"







"음. 함께 가자. 근데 너 나하고 오늘 처음말하는거지?"



난 그 말을 듣자 찔려서 얼굴이 빨게 졌죠.



"어...."







그 친구와 집을 가는데 저도 몰랐는데 그 친구와는 집이 꽤 가깝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리고 그날 나보다 훨씬 깔끔하고, 예쁜 친구들, 내가 호감느끼는



친구들보다 더더욱 착한 그리고 괜찮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뒤로 전 순희와 친구가 되기로 했죠.



가끔 집에도 가고, 학교에서 이야기도 하는 친구로 말이예요.



그리고 때로는 우리집에서 함께 라면도 먹었고요.







전 어느날, 그 친구네 집에 가고 싶었어요.



"순희야 오늘은 너희 집에서 놀자"



"그래!'



그래서 우린 순희네 집으로 향했죠.







순희네 집에 가니 어른들이 안계시더라구요.



동생들만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국민학교 1학년때이니 순희 동생들은 거의 6살 4살 이랬죠.







그 어린 아이들 둘이 놀고 있다가 갑자기 순희가 들어오니 좋아



어쩔줄 몰라하더군요.



집도 허름하고 코찔찔이 아이들을 보니 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황했어요.







그때 순희는



"언니 왔다. 배고프지? 밥해줄께 기달려~"



하면서 쌀을 씻기 시작했어요.



전 너무 놀라웠어요.



"너 밥할줄 알아?"



"음"



너무나 당연한듯한 목소리. 전 좀 이상했죠.



순희가 차려준 밥을 먹은뒤에 전 순희에게 물었죠.



"너 엄마아빠 어디가셨는데?"



"음...일하러."



나중에 알았는데,



순희는 소녀가장이었어요.



아버지는 막노동 하고,그러나 술주정뱅이. 어머니는 도망쳐 동생들을 돌보는...







전 어둠고 꽤 칙칙한 순희네 집에 나와 집에 들어가 엄마



젖 만지고 콜콜 잤던 기억이 나요..







어느날이었어요.



학교를 파할때쯤.



'여러분, 내일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사랑의 쌀을 가져와야 해요.



라면 반봉지 정도로 쌀을 채워서 가져오세요~"



"네!!!!!!!!"



전 준비물을 머리속에 꼭꼭 집어넣고, 집에 가서 바로 말씀드려



쌀을 가방속에 집어넣었죠.



다음날,







순희가 나타나지 않는 거예요.



모든 아이들은 출석도 부르고, 사랑의 쌀도 냈는데....순희는 없었어요.



이상했죠.







누구보다도 학교 일찍나오는 순희가 나타나지 않으니 걱정할 수 밖에요.



선생님도 순희가 않와서 걱정을 하셨어요.



1교시가 끝났는데도 오지 않았죠.



전 걱정되었고, 선생님도 걱정하셨죠.



"순희네집 아는사람!"







선생님이 묻자 전 손을 들었고, 학교파한후 순희네 집에 가기로 했어요. 선생님과.







2교시가 끝났을때.. 마아 한 10시쯤 되었을꺼예요.



드디어 순희가 들어왔어요.



순희의 얼굴이 무척이나 빨갛다는것을 알았어요.



땀도 뻘뻘 흘리고 있고요. 숨도 가파하는것을 보았어요.



선생님께서 왜 지금 오냐고 물으셨을때



"준비물때문에요" 하고 순희는 대답했죠.







순희는 라면 반봉지 분량의 쌀을



쌀 반가마니로 알아차린 거예요.



그리고 집에서 얼마되지 않는 학교까지 그 쌀 반가마니를 들고 온것이죠.



부모님이 일터에 나가시고, 집안일을 혼자 처리하는 순희에게 쌀 반가마니가







준비물이라는것이 이상한것이라고 일깨워줄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 어린나이에







순희는 새벽 7시부터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동안 쌀



반가마니를 지고 온 것이죠.







친구들은 깔깔대고 웃기 시작했죠.



"멍청이 바보~"하면서 말이예요.



사실 좀 지저분한 순희를 못살게 구는 남자애들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화를 내시며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시는 거예요.







그리고, 순희를 데리고, 구석으로 가서 순희를 앉고 퍽퍽 우시기 사작했죠.



우리 눈이 휘둥그래 져서 놀라하고 있어도 계속 순희를 앉고 우셨어요.







전 몰랐었습니다.



왜 우시는지....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사실 그날 사랑의 쌀은



어려운 형편의 순희를 돕기 위해 모으는 사랑의 쌀이었답니다.







아직도 그 친구를 못잊어요.... 순희...잘 살고 있을까?


  


  


조회수 : 12257


글쓴이 : 42b1004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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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사항 :
천리안 아이디42b1004님의 글을 퍼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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