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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 첫사랑 2
얼마전 지금 사귀고 있던 아가씨가 선물한 라이타였다...
그냥 웃음으로 받아 넘기고 나는 다른 화제로 말을 돌렸다...
"우리 조카 공부는 잘하나요? 좀 수다스럽죠?"
"명랑하니깐 좋아요... 장난이 좀 심하긴 하지만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조카 말 들어보니깐 아직 결혼을 안 하셨다는데..."
나의 말에 그녀는 쑥스러운듯 웃음을 짓는다...
"저 좋다는 사람이 아직 안 나타나네요... 안그래도 집에선 걱정하세요...
나이가 벌써 스물여덟인데 아직 시집을 못가니..."
다시 큰눈을 뜨면 웃음을 짓는다...
"결혼 하셨어요?"
나에게 되 묻는다...
"아뇨 아직... 이제 해야죠..."
"아직 그 목걸이 시계 주인이 안 나타났나 보죠?"
웃으며 묻는다...
하지만 나를 다시 한번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뭐라고 말하지...
농담처럼 던지 질문이지만 내 대답을 상당히 기다리는 듯한 눈치다...
앞에 놓인 체리쥬스를 천천히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대답할까 상당히 고민을
했다...
"MY씨... 오늘 바쁘세요? 안 바쁘시면 저랑 학교에나 한번 갈래요?"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딴 말이 나오니깐 그녀는 어리둥절 하다...
그러나 이내 대답을 한다...
"애들 시험도 끝났고 한가하니깐 그럴까요?"
커피점을 나와서 우리 두사람은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가는 동안 난 그저 말없이 운전에 열중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아침에 있더니 하늘이 잔뜩 흐려 있다...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가 그녀 얼굴을 한번 보고는 집어 넣었다...
내가 말없이 핸들만 잡고 있으니깐 그녀는 어색한지 차안에 있는 월간지를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한다...
잡지를 읽는 그 모습은 대학 1학년때 상학관 복도 의자에서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던 그 모습으로 보이는 듯 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옛날의 추억에 잠긴다...
빵~빵~... 신호가 바뀐줄도 모르고 회상에 빠져 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우리는 걸어서 이곳 저곳을 걸으면서 바뀐 학교의 모습에 대해 얘길
했다...
발이 가는대로 걷다가 상학관 계단 앞에 이르렀다...
둘다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누가 시킨듯이 멈춰 섰다...
"기억나세요? 이 계단..."
"예..."
짧게 대답하고 만다...
"태어나서 내가 가장 용기를 내었던 장소지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웃으며 말하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약간 슬픈 표정이다...
사회관 앞 잔뒤밭 벤치에 앉았다...
"근데 그쪽 얘기는 왜 한마디도 안하세요?"
시종일관 나의 이름대신 '그쪽'이라는 호칭으로 나를 부른다...
커피점에서 나를 확인할때 이름을 말한걸로 봐서 내 이름을 잊은건 아닌데...
"저요? 전 방위산업체에서 복무하고나서 지금은 S자동차에서 일합니다...
다행히도 근무지가 부산이지요..."
"예 좋은 직장 가지셨네요... 이제 결혼만 하시면 되네요?"
"결혼이란게 쉬운게 아니더군요... 나혼자 하는게 아니라서..."
"목걸이 시계가 아직 주인을 못 찾았나 보군요..."
아까 물었던걸 다시 묻는다...
이제 얘길 해야겠구나...
목걸이 시계는 내가 라이타를 선물 받고 나서 지금 사귀는 아가씨의 목에 걸려있다.
"실은 목걸이 시계 주인 찾아 갔어요..."
그녀의 표정에 놀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같은 회사 다니는 아가씨인데 저보다 2살 아래입니다...
그 쪽은 아마 저와 결혼까지 생각하는것 같더군요..."
잠시 말을 끊었다...
"저도 아마 그 아가씨랑 결혼하것 같아요...
집에선 이번 가을쯤 결혼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아까와는 달리 짐작했다는 듯 그녀의 표정은 담담하다...
"예 그래요... 축하드려요..."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하지만 어색한 웃음이 내눈에 들어온다...
내가 담배를 두개나 피는 동안 말이 없었고 하늘은 점점 흐려갔다...
비가 한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가죠..."
말을 하며 그녀가 일어선다...
정문에 다다랐을때 비줄기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핸드백에서 우산을 꺼냈다...
그리고 내옆으로 와서 우산이 없는 나에게 씌워주었다...
차문을 열고 타라고 하니깐 머뭇거리다가...
"아니요... 전 어디 가 볼때가 있어서요... 먼저 가세요..."
거짓말인줄 알았지만 난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면서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고 차안에는 담배연기가 가득했다...
아침부터 너무 바쁘다...
결혼식이란게 이렇게 신경쓰이는 일일줄이야...
사방에서 축하 전화가 오고 준비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결혼식장에 도착하고 30분만에 결혼식을 끝냈다...
친지들과 친구들에 둘러쌓여 정신이 없었다...
조카가 내 소매를 끄집어 당기며 나를 부른다...
"삼촌 이거 우리 선생님이 전해 달라고 했어..."
조카가 건네준 축하선물로 보이는 작은 주먹만한 상자를 건성으로 호주머니에 넣고
사람들에 휩쓸려 연회장소로 갔다...
정신없었던 하루를 보내고 신혼여행지에 도착해서 바닷가에 나갔다...
아내는 벌써부터 반바지 차림으로 바다에 발을 담근다...
차에서 물건을 꺼내는중에 작은 상자가 보인다...
포장을 뜯자 편지와 함께 라이타가 나온다...
'결혼 축하드려요...
이걸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00편에 보냅니다...
행복하시길 바래요...
담배는 건강에 해로우니깐 적게 피세요...
MY 드림 ...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정신이 나간듯 편지를 바라보고 있으려니깐 아내가 부른다...
"뭐해요... 이리 와요 바닷물이 너무 맑아요...
동해안 물보다 더 맑은것 같아요.."
"응? 어 그래..."
"표정이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얼굴이 상기됐었요..."
"아무일도 아니야... 우리 저기 가서 사진 찍자..."
해변을 걸어가는 우리 부부 뒤로 아열대의 붉은 석양이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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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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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사항 : 제가 퍼올 때 제목은 "그 아가씨 이야기"였는데, 제 글 중에 비슷한 제목이 많아서 제가 임의로 바꿨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좀 진부하다 생각되는 얘기지만,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읽으시면 남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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