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여 쿠팡 방문하고 50 툴리 포인트 받기
2시간에 1회씩 획득 가능
글 수 325
내 앞에는 어떤 젊은 대학생의 시체가 놓여 있었습니다. 약 이십 세 가량 된 그 젊은이는 바로 그날 밤에, 가스통 속에 실링 화(貨) 동전을 몇 개씩 집어 넣어야 비로소 난방이 되는 그 비참한 어느 방 안에서 목을 매고 자살을 한 겁니다.
나는 진단서를 쓰기 위하여 그 싸늘한 방안의 탁자 앞에가 앉다가 신경질적으로 휘갈겨 글을 써 놓은 몇 장의 종이 위에 눈길이 갔지요. 무심코 거기에 눈길을 던 졌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읽기 시작했답니다.
그 불쌍한 청년은 거기다가 자기가 왜 그런 행 동을 했는지를 설명해 놓은 겁니다. 여러모로 보아 그는 고독을 견디지 못해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생각되더군요.
그에게는 가족도 친구도 돈도 없었는데 성탄절이 되었으니 그저 온통 그리운 것은 따뜻한 손길, 사랑, 행복, 그런 거였지요. 게다가 그 옆방에는 어떤 처녀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는 그 여자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종종 층계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그 "천사 같은 아름다움"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청년이 쓸쓸함과 절망과 싸우며 몸부림치고 있는 그때 벽을 통해서 옆방으로부터 무슨 소리가 들렸던 겁니다.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 한숨소리 같은 것이었는데 그의 편지속에는 "특징적인 것"이라고
지적되어 있고 그것이 정확히 어떤 성질의 것인지 알아 차리기 가 너무나 쉬운 그런 소리였다는 겁니다.
그 소리는 청년이 편지를 쓰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하여 들렸을 가능성이 짙어요. 왜냐하면 이 친구는 마치 분노와 멸시를 통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것을 자세하게 묘사했고 그의 글씨에는 매우 흥분한 정신상태의 흔적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는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이나 문자 그대로 관능의 헐떡임 소리를 들었으며 내가 여기서 구태여 자세한 묘사까지는 않겠습니다만 침대가 삐걱거리고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편지에 쓰고 있었습니다.
"천사 같은 옆방 여자"의 관능적인 신음소리는 특히 그가 처하고 있었던 고독과 절망과 모든 것이 역겹게 느껴지는 상태에서는 여간 가슴 쓰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남몰래 그 여자에게 연정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고 고백하고 있으니까요. "그 여자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는 감히 말도 걸어보지 못했다"고 그는 썼어요.
그래서 그는 커튼 줄을 뜯어내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그 행동을 저질렀던 겁니다. 나는 그 종이 에 써진 글을 다 읽고 나서 진단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기 전에 나는 잠시 동안 귀를 기울여 보았습니다. 그러나 벽 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사랑의 몸부림 이 끝난 지 오래되었고 그에 뒤이어 기분 좋은 잠이 그들에게 찾아온 모양이었어요.
나는 만년필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손가방을 챙겨들었습니다. 그리고 경찰관과 함께 밖으로 나오려 다가 갑자기 어떤 호기심이 발동하였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그 처녀와 그의 쾌락의 상대자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그 방과 겨우 얄팍한 벽 하나로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그러니 어쩌면 그들에 게서 들어볼 만한 무슨 말이, 추가함직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나는 나직한 비명과 한숨소리 를 냄으로써 그토록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 그 '천사 같은 존재'에게 잠시 눈길을 던져보고 싶은 욕심 이 생겼던 겁니다.
요컨대 나는 문에 노크를 했던 겁니다. (…………) 내가 들어가서 커튼을 활짝 잡아 당겨 열었습니다. 눈길을 침대 위로 흘끗 던져보기만 해도 사태는 짐작할 만했어요. 벽을 통해 들려 오는 바람에 그 절망적인 행동을 저지르게 했던 그 신음소리와 경련적인 비명과 한숨소리가 어떤 성 질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그 젊은 대학생은 완전히 오해를 한 것이었어요.
베개 위에는 비소(砒素) 음독으로 인한 그 모든 고통과 흔적으로도 어여쁜 모습만은 지워지지 않은 금발의 머리가 얹혀 있었 습니다. 그 처녀는 벌써 사망한지 여러 시간 된 듯했고 죽기 전에 매우 오랫동안 몸부림친 것이 분명 했습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편지로 미루어 보아 자살의 동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강 만 보아도 그건 고독 …… 그리고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싫증…… 때문이었습니다.
조회수 : 8333
글쓴이 : 로댕가리
관련 URL :
기타 사항 :
나는 진단서를 쓰기 위하여 그 싸늘한 방안의 탁자 앞에가 앉다가 신경질적으로 휘갈겨 글을 써 놓은 몇 장의 종이 위에 눈길이 갔지요. 무심코 거기에 눈길을 던 졌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읽기 시작했답니다.
그 불쌍한 청년은 거기다가 자기가 왜 그런 행 동을 했는지를 설명해 놓은 겁니다. 여러모로 보아 그는 고독을 견디지 못해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생각되더군요.
그에게는 가족도 친구도 돈도 없었는데 성탄절이 되었으니 그저 온통 그리운 것은 따뜻한 손길, 사랑, 행복, 그런 거였지요. 게다가 그 옆방에는 어떤 처녀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는 그 여자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종종 층계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그 "천사 같은 아름다움"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청년이 쓸쓸함과 절망과 싸우며 몸부림치고 있는 그때 벽을 통해서 옆방으로부터 무슨 소리가 들렸던 겁니다.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 한숨소리 같은 것이었는데 그의 편지속에는 "특징적인 것"이라고
지적되어 있고 그것이 정확히 어떤 성질의 것인지 알아 차리기 가 너무나 쉬운 그런 소리였다는 겁니다.
그 소리는 청년이 편지를 쓰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하여 들렸을 가능성이 짙어요. 왜냐하면 이 친구는 마치 분노와 멸시를 통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것을 자세하게 묘사했고 그의 글씨에는 매우 흥분한 정신상태의 흔적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는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이나 문자 그대로 관능의 헐떡임 소리를 들었으며 내가 여기서 구태여 자세한 묘사까지는 않겠습니다만 침대가 삐걱거리고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편지에 쓰고 있었습니다.
"천사 같은 옆방 여자"의 관능적인 신음소리는 특히 그가 처하고 있었던 고독과 절망과 모든 것이 역겹게 느껴지는 상태에서는 여간 가슴 쓰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남몰래 그 여자에게 연정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고 고백하고 있으니까요. "그 여자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는 감히 말도 걸어보지 못했다"고 그는 썼어요.
그래서 그는 커튼 줄을 뜯어내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그 행동을 저질렀던 겁니다. 나는 그 종이 에 써진 글을 다 읽고 나서 진단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기 전에 나는 잠시 동안 귀를 기울여 보았습니다. 그러나 벽 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사랑의 몸부림 이 끝난 지 오래되었고 그에 뒤이어 기분 좋은 잠이 그들에게 찾아온 모양이었어요.
나는 만년필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손가방을 챙겨들었습니다. 그리고 경찰관과 함께 밖으로 나오려 다가 갑자기 어떤 호기심이 발동하였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그 처녀와 그의 쾌락의 상대자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그 방과 겨우 얄팍한 벽 하나로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그러니 어쩌면 그들에 게서 들어볼 만한 무슨 말이, 추가함직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나는 나직한 비명과 한숨소리 를 냄으로써 그토록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 그 '천사 같은 존재'에게 잠시 눈길을 던져보고 싶은 욕심 이 생겼던 겁니다.
요컨대 나는 문에 노크를 했던 겁니다. (…………) 내가 들어가서 커튼을 활짝 잡아 당겨 열었습니다. 눈길을 침대 위로 흘끗 던져보기만 해도 사태는 짐작할 만했어요. 벽을 통해 들려 오는 바람에 그 절망적인 행동을 저지르게 했던 그 신음소리와 경련적인 비명과 한숨소리가 어떤 성 질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그 젊은 대학생은 완전히 오해를 한 것이었어요.
베개 위에는 비소(砒素) 음독으로 인한 그 모든 고통과 흔적으로도 어여쁜 모습만은 지워지지 않은 금발의 머리가 얹혀 있었 습니다. 그 처녀는 벌써 사망한지 여러 시간 된 듯했고 죽기 전에 매우 오랫동안 몸부림친 것이 분명 했습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편지로 미루어 보아 자살의 동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강 만 보아도 그건 고독 …… 그리고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싫증…… 때문이었습니다.
조회수 : 8333
글쓴이 : 로댕가리
관련 URL :
기타 사항 :
이 게시물에는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