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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앵무새。′°☆
어머니는 벌써 몇년째 앓아 누워만 계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어느날,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쪽찐뒤 우리 남매를 불러 앉혔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먼 여행이라도 떠나려는 사람처럼
슬픈 얼굴이었습니다.
"정수야, 누나를 부탁한다. 니가 누나의
목소리가 돼줘야해 그럴거지?"
"엄마, 왜 그런말을 하세요?"
어머니는 말못하는 누나가 마음에 걸려
차마 눈을 감을수가 없다며 나의 손을 꼭 잡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며칠뒤, 우리 남매의
손을 그렇게 하나로 맞잡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먼길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먼친척의 도움으로 야간고등학교를 겨우 마친 나는
서울의 직장을 얻어 상경했고 누나의 뗄레야
뗄 수 없는 혹처럼 나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피곤에 절어 집에 돌아온 나는
누나가 집에 앵무새 한마리를 들여놓고
동네아이들을 불러다가 무엇인가 하고있는것을
보게 됐습니다.
"주주...주..주우..."
앵무새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아이들도 뭐라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은 그후로도 며칠이나 반복됐습니다.
"주욱 주욱........."
천식환자처럼 그렁그렁대는 앵무새는 그날부터
내 낮잠을 방해하고 신경을 건드렸습니다.
"제발, 저 앵무새좀 치워버릴 수 없어?"
나는 누나에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누나는 내 성화를 못들은체 무시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생일...추카...생일....추카...!"
앵무새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누나가 건네준 카드에는 단정한 글씨로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내 목소리로 이 말을 하고싶었는데...'
생일축하! 목소리가 없는 누나가 난생처음 내게 들려준
말이었습니다. 앵무새에게 그 한마디를 훈련시키기 위해
누나는 그렇게 여러날 비밀작업을 했던것입니다.
나는 쏟아지려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입안가득
미역국을 퍼 넣었습니다........
댓글 '1'
13
2006.12.24 09:5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