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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의 초기 훈련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체력 단력 수준에 불과했다.

달리기, 팔 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등의 운동만 헀다. 단체로 나란히 줄서기, 보폭 맞추기 등의 단체 훈련도 있었지만

훈련다운 훈련은 받지 않았었다. 병사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사격 연습은 언제 하는거야?"

"벌써 1달이야, 총은 보지도 못 했어."

 

훈련병들이 수근거렸다.

물자가 부족해서 훈련에 필요한 물품들이 모두 전선으로 보급돼서 훈련에 진전이 없다는 소문이 훈련소에 나돌았다.

하지만 훈련이 점점 실체를 들어내자 소문은 사라지고, 병사들은 자신들이 공수부대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다.

공수부대가 무엇을 하는 부대인지 알고 들어온 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훈련의 실체가 들어난 것은 훈련소에 입소한지 1달이 넘은 1942년 4월이었다.

 

훈련소 연병장에 괴상한 물건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아이들 놀이터에서나 보일 법한 커다란 원통형 건물이 설치되었다.

건물의 입구는 지상에서 1미터 정도 높은 곳에 있었고 그리고 그 원통형 건물 뒤로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저 입구에다가 비스듬하게 나무 판자만 갖다 붙이면 완벽한 미끄럼틀이 되겠군."

"심심한 놈은 저기서 놀라고 설치하는 건가?"

 

훈련병들이 건물을 설치하는 인부들을 보며 툴툴거렸다.

 

이 괴상한 원통형의 건물 외에도, 그간 작동하지 않던 훈련소 위에 있는 거대한 놀이기구의 작동 여부도 기술자들이 와서 점검했다.

마틴은 매우 황당했다. 힘들게 훈련하는 병사들 주변에 놀이기구가 한창 설치 중이었으니 말이다.

 

"예전에 설치가 되어있던 훈련 기구들이다. 너희들이 입소하기 전에 101 공수연대의 병영에 잠시 옮겨있었다."

 

소위가 와서 훈련병들에게 말했다.

덕분에 훈련병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놀이터가 훈련이란 말야?"

 

마틴은 처음 수송트럭에 올라탈때, 상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훈련 기구들이 모두 설치가 된 날, 저녁에 훈련소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훈련병들에게 소위가 찾아와

식사를 잠시 중단시켰다.

 

"모두 주목, 훈련소 책임자이신 윌리엄 대령께서 너희에게 편지를 쓰셨다. 자랑스런 공수부대의 훈련병들이여,

 공수부대는 새로운 개념의 부대이다. 육지에서 험난한 전투를 펼치며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아닌, 고지에 침투한 뒤, 전투를 벌이는 

 특수부대이다. 덕분에 지상 방어라인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기습을 펼치기에 매우 강력한 부대이다. 이런 특수한 부대를 위한 특별한

 훈련이 내일부터 있을테니 더 이상 물품이 부족해서 훈련을 못 한다는 소문은 그만 좀 내고 다니길 바란다."

 

소위가 대령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편지를 읽자, 병사들이 웃었다.

소위가 편지를 주머니에 잘 접어 넣더니 헛기침을 한 번 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훈련에는 많은 준비시간이 소모된다. 고로 식사시간을 지금에 반으로 줄인다..."

 

소위에 말에 병사들이 한탄했다.

여기저기서 한숨이 나왔다.

 

"또한, 기상시간을 5시로 앞당기니 늦잠자는 녀석 없도록 한다."

 

식당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별 질문 없지? 그럼 계속 식사하도록."

 

소위가 씨익 웃고는 병사들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훈련병 중에서 하나가 손을 번쩍들고 물었다.

 

"아까 편지에서 말입니다. 고지에 침투한 뒤에 전투를 한다고 했는데...어떻게 침투를 한단 말입니까?"

 

훈련병의 질문에 모든 식당 내에 병사들이 소위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소위는 매우 간단하게 대답했다.

 

"비행기에 뛰어내릴거다."

 

다음 날, 이제껏 훈련소에서 훈련을 잘 받았던 병사 여섯 명이 육군으로 소속을 바꾸었다.

 

훈련은 매우 다양했다.

다양한 훈련 도구가 있어서 일 수도 있지만, 매우 연관성이 짙어보이는 훈련들이었다.

미끄럼틀로 의심받던 원통형 건물은 알고보니 수송기인 C47의 몸통 부분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었다.

대부분의 훈련병들이 이 훈련 건물의 뒤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교관의 지휘아래 지상 1m 정도 떨어진 입구로 뛰어내렸다.

 

"네 동생들이 지금 네 꼴을 보고 비웃을까봐 무섭지, 마틴?"

 

조이가 훈련용 건물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하는 마틴에게 말했다.

그는 이미 뛰어내린 뒤, 다른 훈련병들과 바닥에 앉아 껌을 씹고 있었다.

교관이 지시를 내리자 마틴은 발부터 해서 엉덩이, 등을 순서로 자연스럽게 쓰러지듯이 착지했다.

 

"난 동생들이 날 비웃는 것보다 오후에 할 훈련이 더 무서워."

 

마틴이 조이에게 말했다. 훈련병들이 마구 웃어댔다.

 

훈련소 언덕 위에 있던 커다란 놀이기구 역시 훈련에 사용되었다.

이 놀이기구는 원래 손님들이 의자에 앉으면 그것을 높이 들어올렸다가 빠르게 내려 놓는 놀이기구 였는데,

훈련소에서는 낙하산을 펼친 상태로 훈련병을 15m 상공으로 끌어올린 뒤, 기계를 작동시켜 낙하산 하강 훈련을 하게하는

용도로 변경되었다. 간혹 낙하산과 놀이기구의 이음새가 잘못되어서 훈련병들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도 발생했지만

훈련은 계속 되었다.

 

"너희들이 얼마나 작게 보이는지 너흰 모를거야."

 

테일러가 으스대며 말했다. 그는 놀이기구에 낙하산을 펼친채 매달려 있었다.

교관이 기계를 작동시켜 하강시키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그는 무서움을 달래려는 것인지 쉴새없이 말을 했다.

 

"그래, 너도 네가 얼마나 작게 보이는지 모르지?"

 

채드가 말했다.

이어서 마틴이 결정타를 날렸다.

 

"아까 전에 어떤 녀석은 다리가 부러져서 난리 났던거 알지?"

 

테일러는 소리를 질러댔고 밑에 대기중인 훈련병들은 박장대소했다.

교관이 카운트 다운을 세고는 기계를 작동시켜 하강시켰다. 테일러가 탄성을 질렀다.

낙하산 때문에 서서히 부드럽게 땅에 착지한 테일러는 타고나니 재밌다며 웃어댔다.

 

그 날, 이후로 훈련은 좀 더 많아졌다.

사격과 수류탄 투척 훈련, 수신호와 이동 대열 방식들 암기, 눈코뜰새 없이 바쁜 훈련들이었다.

하강 훈련도 20kg짜리 돌을 넣은 군장을 메고 해야했다.

 

마틴과 훈련병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진짜 특수부대에 지원을 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돈 더 준다고 했었지, 이런 훈련을 시킨다고는 못 들었는데?"

"200달러는 어림도 없겠어."

 

훈련병들이 행군을 하는 내내 툴툴거리며 말했다.

마틴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5월에 저녁 무렵, 공수부대 훈련병들이 훈련소 주변에서 행군을 하고 있었다.

군장도 예전보다 더 무거워진 25kg이었다.

 

"삭신이 쑤시는 구만."

 

조이가 끙끙댔다.

훈련병들의 행렬 옆으로 소위가 뛰어다니며 훈련병들을 지휘했다.

 

"너희들이 중학교 소녀들인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소위가 외쳤다.

 

"행군 노래 부르며 계속 전진!"

 

소위의 명령에 수 많은 공수부대 훈련병들이 행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낙하산 줄에 목 감기고~ 커넥터 머리 깨져~ 선들이 얽히고 설켜 앙상한 몸을 휘감았네~

  캐노피에 덮쳐져서 땅에 고꾸라졌네~  다신 강하 못하겠네~

  피가 철철~ 왠 개죽음인가~ 피가 철철~ 왠 개죽음인가~

  다신 강하 못하겠네~ 자기 피에 뒹구니 이런 개죽음이 있나~

  피가 철철~ 왠 개죽음인가~ 피가 철철~ 왠 개죽음인가~

  다신 강하 못하겠네~~"

 

 노을 빛 아래로 그들의 노래가 훈련장 근처에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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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소설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예전 서명을 보니, 난 중2병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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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C.M.Phobia

    2010.06.18 22:55:04

    아.....원통형 기구가 밥통인 줄;;;;;

     

    *훈령병--->훈련병(전편에서도 이런 오타가 발견됬어.)

    *지삼--->지상

     

    마지막에 노래 구절 나오는 부분 읽는데 가사 보고 '피식'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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