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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이 갈래요?"
[훗날, 녀석의 생뚱 맞은 이 질문은 나의 인생을 바꾼 질문이 되었다.
하지만 그땐 정말이지 황당한 질문이었다.]
"내...내가 거길 왜 가?"
내가 사래에 걸려 콜록거리며 답하자 녀석이씨익 웃으며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게요. 저 말고 한명 더 같이 갈 수 있거든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나 말고 너랑 같이 교회 다니는 사람 중에 데리고 가면 되잖아."
내가 어처구니 없어 하며 거절을 표했다.
그러자 녀석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뇨, 제 생각에는 딱 형이 맞을 것 같아서요."
너 그러다 맞는다.
나를 잘 알지도 못 하는 녀석이 나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니 왠지 괘씸했다.
"야, 나는 신 안 믿거든, 선교하는 데를 내가 왜 가?"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그 신의 대한 얘기 좀 해도 될까요?"
녀석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나를 본격적으로 전도하겠다 그런 거냐. 아, 슬슬 이 놈이 싫어진다.
"야, 하지마, 나 그런 거 진짜 안 좋아해. 농담 아니다."
내가 약간 화낸 표정을 내며 감정을 표현했다. 그런데도 녀석은 둔한건지 계속 말을 꺼냈다.
"형, 남자끼리 철학적인 얘기하는 거 재밌잖아요. 예전에 형도 대학에 있을 때 이런 대화하는 거 좋아했잖아요?"
"야, 그거랑 이거랑 같냐, 난 신 같은거 흥미없으니까 그만해. 나 진짜 열 받으면 그냥 간다."
내가 마저 컵에 있는 물을 다 마시며 말했다.
"아, 알았어요. 근데 형, 형도 예전에는 교회 다녔잖아요? 그런데 왜 그만 둔 거에요?"
알았다며 묻는 건 또 뭐냐.
약간 짜증나지만 이 녀석하고 밥 먹겠다고 스케줄을 다 비운 터라 사실 집에 가도 할 짓이 없었다.
"몰라서 묻냐? 신이 없으니까 안 다니는 거야."
"신이 없다는 걸 뭘로 확신하시게 되었는데요?"
아, 이 녀석 고단수다. 신학적 토론으로 날 유인하고 있다.
어떻게 할까? 받아쳐 줄까? 아니면 다른 얘기를 할까? 하지만 이 녀석하고는 별 다른 얘기할 것도 없다.
"너도 알겠지만 신이 존재하느냐 없느냐는 과학적으로 절대 증명할 수 없어. 그건 인정하지?"
나는 일단 신이 있다고 우기는 말도 안 되는 증언이 나오지 않도록 밑바탕을 깔았다.
(예수의 수의나 성령의 의한 잉태니 하는 절대 증명 못 할 헛소리 말이다.)
녀석이 순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형은 그렇다면 어떤 심증으로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녀석이 말했다.
"난 심증이 아니라 철학적 근거를 두고 말하는 거야."
간만에 철학적 얘기를 하려니 짜증 반 흥분 반으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나도 은근히 이런 대화를 바랬던 같다.)
"철학적 근거요?"
"그래, 크리스트 교의 모순된 교리를 보고 신이 없다고 확신하는 거야."
나의 대답을 들은 녀석의 눈이 똘망똘망 빛나는 것 같았다.
이 녀석 많이 준비한 것 같은데 힘든 전투가 될 것 같다.
"크리스트 교의 부정부패를 보고 신을 안 믿게 되었다는 건가요?"
"아니, 교리 자체의 모순 말야. 앞뒤가 안 맞는 헛소리 교리말야."
나의 대답에 녀석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 녀석 바본가? 하긴 종교에 맹신하는 인간은 반대하는 사람들 자체를 이해하려고 조차 안 하지.
사탄의 세력으로 몰기만 할 뿐...
"구체적으로 어떤 교리가 모순되던가요?"
녀석이 내게 물었다.
"너, 예수의 사랑을 어떤 이들은 용서의 사랑이라고 하는 거 알지?"
"아, 네."
"예수가 자신을 희생 시킴으로써 인류의 본죄*를 용서할 정도로 우릴 사랑한다는 얘기잖아, 맞지?"
(*아담과 하와가 신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생긴 죄, 아담의 후손은 모두 이 죄를 이어 받았다고 한다.)
녀석이 또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롭다는 듯이 내 얘기를 듣는다.
나를 전도하겠다고? 아예 내가 너를 무신론자로 만들어주마.
"성경에 보면 그 본죄 자체에 대한 오류와 신의 유한한 능력이 여실하게 들어나거든."
"성경에요? 그 오류와 신의 유한한 능력이란게 뭔지 궁금한데요?"
녀석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훗, 지금이야 웃음이 나오지 곧 너를 몰락시켜주마 (이때 정말로 즐거운 마음이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피식하고 녀석을 비웃으며 물었다.
"신이 우리를 사랑하냐?"
예전 서명을 보니, 난 중2병이었던 모양이다...
동글글이
2009.12.24 18:31:00
사탄의 세력으로 몰기만 할 뿐...'
요 부분에서 전 종교의 배타적 성향이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무교인 본인과 본인의 가족들)
얌마
2009.12.24 18:41:06
오오. 그런 걸 느겼다니 다행이네 ㅋ
다음 화부터는 신학적 논쟁이 마구 펼쳐진다네 ㅋ
동글군 새 소설 올라오면 나도 보러 갈께~~~
『Ksiru』
2009.12.24 20:20:52
...솔직히 말하자면 크리스챤이지만 저건 개인적인 감정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때문에
저것은 논쟁의 주제로 옳지 않습니다. < 국어시간에 배운 쓸데 없는 지식.
뭐...모순된것은 성서에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가인이 아벨죽이고 마을로 도망쳤다...라고 써있는데...
가인과 아벨은 세계의 첫 사람이라는 아담과 이브(하와)의 아들들이죠...;; 이런점이 꽤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얌마
2009.12.25 01:43:32
다음 화부터 바로 그 모순된 부분을 가지고 저 둘이 논쟁을 펼치게 될 겁니다. 나름 명언이 많이 나올 것 같군요.
가인과 아벨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나은 아들들입니다. 죄를 짓기 전에 낳은 사람들(에덴동산에서, 이때는 출산의 고통이 없었다고..)
이 또 따로 있다네요.
성경에 신의 아들들이라고 칭해지는 사람들(본죄를 물려 받지 않아서)인데요.
가인은 이 사람들을 두려워 했습니다. 하지만 신의 아들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 때 모두 죽고 맙니다.
시공
2009.12.30 11:59:29
만약 읽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 소설은 삭제해야됬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얌마
2010.01.07 09:33:14
감사합니다. 시공님 역시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신 것 같군요.
선물
2010.01.07 01: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