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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63

[종교 소설] 진짜 크리스찬을 만나다. 4화

조회 수 9316 추천 수 0 2010.01.13 19:03:26


"누가 인간의 탓이라던가요?"

 

녀석의 말에 난 어처구니가 없었다.

녀석 역시 나의 생각이 어떠할지 아는지 설명을 더 했다.

 

"말이 본죄(인간의 근원적 죄)라고 하니깐 이상한 거죠. 사실 본죄는 죄라기 보다는 계급과 계급을 나누는 징표라고

  보는게 옳아요. 선악을 분별하는 능력을 가진 피조물과 창조주 신의 경계선이요. 이 선이 없다면 인간과 신은 동등한

  자격을 가지게 되는 거죠. 즉, 아담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선악과(선악을 분별하게 하는 열매)를 먹는 것은

  사랑하고자 하는 신과 창조주로써의 신 두 입장을 모두 만족하는 거죠. 창조주로써의 입장은 지키되 사랑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그래."

 

내가  녀석위 말에 까칠하게 답했다.

그렇다면 역시 내 입장에서는 상대를 공격할 틈이 오히려 많아진 것이다.

(왜냐면 이 녀석이 하는 말이 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것과 차이가 좀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더욱 신은 이기적인 녀석이로군, 자기가 죄를 짓게 해놓고 그것 때문에 지옥에 보내다니...

  완전 웃기는 녀석 아냐?"

 

내가 왼손에는 포크, 오른손에는 나이프를 들고 돈까스를 자르며 말했다.

 

"말해봐. 네가 생각해도 이기적이지 않아?"

"형이 뭔가 생각을 잘 못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녀석이 입에 돈까스 한조각을 넣으며 말했다.

밉상이다.

 

"죄 때문에 지옥에 가는 것이 아니에요. 자신이 선택해서 가는거죠."

 

이건 또 무슨 개풀 뜯는 소리인가

 

"본죄는 말 그대로 인간과 신의 경계를 그은 것일뿐 지옥으로 안내하는 건 아닙니다."

"교회 목사님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실 걸?"

 

나 역시 입에 돈까스를 한 조각 넣으면 말했다.

고소하니 맛있었다.

 

"예수는 그럼 무엇 때문에 죽은거냐? 교회에서는 희생제물로 죽은 거라던데? 본죄를 씻게 해준다며?"

"예수는 본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본죄는 신의 의도로 인해 인간에게 생긴겁니다.

 그래서 신만이 그것을 허물 수 있죠. 죄의 값으로 인간대신 신 자신이 죽음으로써 본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길을 만드거죠.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세가지 인격, 하나의 몸)가 뭔지 아시죠? 여기서 말하는 성자가 예수라는 거 아시..."

"그래, 알어."

 

내가 퉁명스럽게 답했다.

역시 만만한 녀석은 아니다.

 

"그럼 인간은 지옥에 왜 가는거냐?"

"인간이 지옥에 가는 이유는 예수가 신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을 믿냐 안 믿냐의 차이입니다. 그 사실을 믿는 자는

 신과 동등해진 자격을 이용해 신과 교감을 하지만, 믿지 않은 자는 교감을 하지 않죠. 바로 그래서 지옥에 가는 겁니다."

"바로 그게 문제인 거야. 너의 신은."

 

내가 물을 마시며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과 교감을 하면 천국, 자신과 교감 안 하면 지옥, 말도 안 되는...그야말로 완전히 이기적인 거잖아?

  예로 들어볼께. 귀족 가문의 한 사내가 자신의 여종을 좋아해서 여종이 죄를 짓도록 유도한 뒤에, 여종에게 찾아가서

  자기가 벌금을 대신 내주고 구해줄테니 자기를 사랑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고 하는 지독히도 이기적인

  이야기와 다를바가 없어. 네가 지금까지 한 말들을 봐봐. 그게 신이냐? 네가 한 말들은 단순히 신이 우리를 가지고 노는 이야기야.

  죄를 짓게 유도하고는 죗값을 대신 치를테니 나를 믿으라고 하는 그런 말장난, 그래서 너희 신이 싫어."

"형, 잠깐 진정해보세요."

 

녀석이 또 내게 반론을 하려고 했지만 듣고 싶지 않았다.

난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가 신의 장난감이라는 걸 이론으로 증명해볼까?"

"네? 어떻게요?"

"내 질문에 네가 답해봐."

 

내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운명이냐, 선택이냐?"

"네?"

 

내 갑작스런 질문에 녀석이 당황해 보였다.

 

"무슨?"

"우리 인생 말이야, 운명이냐, 선택이냐?"

"그야..."

 

녀석이 잠시 뜸을 들였다.

이때다 싶어서 내가 먼저 선공을 날렸다.

 

"신은 미래를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할지,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내가 신을 믿을 지 안 믿을지도 예전부터 알았지.

 그렇다면 신을 믿고, 안 믿고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고 정말 그렇다면 이건 분명 문제가 있는거야. 그렇지 않아?

 어떤 사람이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죽을지 이미 다 정해져 있다면 우리가 과연 삶을 사는 것일까? 정말 그게 사는 것 일까?"

 

내 말에 녀석이 아리송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난 말을 계속 했다.

 

"내가 신을 믿지 않고 너와 이렇게 이곳에서 얘기를 한다는 걸 2000년 전부터 신은 알았어. 심지어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 지도

 알고 있지. 자, 그렇다면 내가 앞으로 신을 믿게 될까? 안 믿게 될까? 그것이 정말 내 선택에 의한 것일까? 성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지, 신이 허락지 않으면 참새 한 마리도 사냥꾼이 잡지 못 할 거라고...즉, 내가 현재의 내가 된 것은 신의 주관하에 이렇게 된

 거라는 것이지. 즉, 내가 신을 믿지 않게 된 것이 신의 주관하에 이루어 진 거라고! 어떤 사람이 천국으로 갈지 지옥으로 갈지

 신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정해놓은 거라면 대체 우리가 삶을 사는게 맞는 걸까? 아니지, 차라리 신이 만들어놓은 이야기대로

 우리가 사는 게 맞다고 봐야겠지."

 

내가 돈까스 접시에 올려진 양배추 샐러드를 집어 입에 넣어 먹으며 말했다.

 

"이것이 장난감과 다른 삶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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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안 주고 가시면 미워할거에요. 댓글 주고 가면 전 기쁠겁니다.~ 그런데도 댓글 안 달고 가실 건 아니겠죠?

 

 

   

예전 서명을 보니, 난 중2병이었던 모양이다...

  • 1
  • 흑형들의 치열한 싸움
  • 2011-06-07 16:59
  • 2
  • 나이키 쩌는 광고 [1]
  • 2011-06-07 16:54
  • 4
  • 송승근님!!!!!!! [1]
  • 2011-01-09 19:44
  • 5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11-01-09 19:43
  • 6
  • 툴리여 안녕~! [7]
  • 2010-10-09 15:24
  • 9
  • 198킬 0데스 [1]
  • 2010-09-15 21:58

  • profile

    동글글이

    2010.01.13 20:53:46

    아나........

     

    여기 나온 식으로 따져 보면 무교인 난, 어떤 신과도 교감하지 않으니 지옥가야 하는건가;;;;

     

    *논쟁이 왠지 지겨워지는 느낌이 드는데...(절대 태클 아냐)


    선물

    2010.01.16 20:02:17

    논쟁이 지루한 느낌... 공감가네요.


    그나저나 오타있습니다. ㅋㅋ 창조루써의 입장은 지키되


    조루..??


    얌마

    2010.06.13 17:22:01

    수정했습니다.~ 논쟁이 지루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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