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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 Novel] 서틴 (THIR TEEN) , {001}

조회 수 3441 추천 수 0 2009.03.24 18:43:39


네, 이제 군대가려면 한달도 안남았답니다.

남은기간 최대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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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 서기2005년 1월1일 지구

한국의 수도 서울의 한 가정집.


(짹 짹 짹)


 한 남학생이 새해 아침부터 잠을 설치게 하는 참새소리에 거슬림을 느끼고 몸을 뒤척이며 슬며시 눈을 뜨는듯하더니 이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는 스르르 눈을 감아버린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작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머리맡에 두었던 자명종시계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잡히는 것이 없음을 느끼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방문 근처에 나뒹구는 시계를 발견하여 급히 주어 들어 시간을 확인하더니 놀란 표정에 시계를 침대에 던져버리고는 다급하게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며 소리쳤다.


“알바 늦었다!”


(우당탕탕!)


“아, 엄마! 깨워주지 않고 뭐하셨어요!”

“난 분명 깨웠단다. 자기가 안 일어나고선….”


주방에서 아침상을 차리시던 어머닌 이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태연스럽게 대답하시며 능숙한 솜씨로 계란프라이를 뒤집으셨다. 그 옆 가스레인지에는 군침 도는 소리를 내며 끓는 된장찌개가 허기진 배를 유혹했지만 남학생은 유혹에 넘어갈 상황이 아닌 듯 했다.


“아휴, 정말이지 엄마는! 이럴 때가 아니지….”


서둘러 욕실로 뛰어갔지만 이미 아버지께 점령당한 뒤였다. 남학생은 다급한 목소리로 욕실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아빠! 저 알바 늦었어요!”


잠시 후 아버지께서 구시렁거리며 나왔다.


“녀석, 그러게 일찍 일어났어야지.”

“빨리요! 빨리!”


아버지가 나오기 무섭게 욕실로 들어간 남학생은 씻는 둥 마는 둥 대충 세면을 마치고는 뛰쳐나와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옷장에서 잡히는 것으로 아무렇게 차려입고 허둥지둥 현관문으로 향했다.


“엄마, 알바 다녀올게요!”

“얘! 아침은 먹고 가야지!”


안방에서 아버지께 넥타이를 매어주시던 어머니께서 뛰쳐나오며 소리쳤지만 남학생은 현관문을 열고 인사하며 대답했다. 


“밖에서 알아서 사먹을게요. 다녀오겠습니다.”

“누굴 닮아서 저렇게 잠이 많은지….”


어머닌 아버질 흘겨보며 구시렁댔다. 그러자 아버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왜, 왜 날 봐?”


그런 아버지를 보며 깊은 한숨만 내쉬는 어머니였다. 허둥지둥 버스정류장을 향해 달려가는 이 남학생의 이름은 정유민.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17살의 예비고등학생이다. 3월에 입학식을 하기 전에 용돈벌이 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해 첫날부터 지각을 하여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면서도 어떻게 변명을 할지 열심히 짱구를 굴리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전광판에 나타나있는 버스도착 시간을 훑어보다 도착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음을 보고 간단히 아침을 때울 생각에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들어서자 직원이 밝은 미소와 인사로 맞이했다. 유민인 도시락 코너로 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삼각김밥 두 개와 바나나우유 하나를 집어 들어 계산대로 향했다.


“1,500원입니다.”

그 때 삼각김밥 하나를 벗겨 입에 물고 편의점을 나서는 유민이의 뒤로 라디오에서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명왕성 근처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 운석은 직경 5M로 매우 작은 운석이지만 초속 30만Km/s란 이례적인 속도로 지구를 향하고 있습니다. 미항공우주국 NASA는 이 운석이 4시간 9분 10초 전 명왕성을 통과했으며 현재는 토성 근처를 지나고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버스의 라디오에서도 같은 뉴스가 나오고 있었지만 귀에 꽂은 MP3 이어폰 때문에 유민인 끝내 방송을 듣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 장소까지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왠지 주변이 어수선하고 사람들이 우왕좌왕거리며 가게 셔터를 닫는 사람도 있었지만 유민인 두리번거리며 둘러볼 뿐 별 의심 없이 득도했다. 가게로 들어서자 점장님과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 선배형도 바깥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게를 닫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황급하게 움직이는지 유민이가 들어오고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유민이가 조심스레 점장님을 부르니 그제야 점장님은 눈치 채고 정리하던 짐을 내려놓고는 유민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


“오, 유민아. 어째서 휴대폰을 안 받았니?”

“예? 전화는 안 왔었는데….”


메고 있던 배낭을 내려 뒤져보니 휴대폰이 없었다. 분명 아침에 서두르다가 놓고 온 것이 틀림없었다. 유민인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 죄송해요. 아침에 서두르다가 놓고 왔나 봐요.”

“지금 웃을 상황이 아니야. TV나 라디오 못 들었니?”


지각한 것이 죄송하여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려던 유민인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 점장님을 보고 서서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네, 아침에도 TV는 안중에도 없었고, 오는 도중에도 MP3를 들으며 와서….”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밖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유민인 깜짝 놀라 문밖을 살피며 구시렁댔다.


“밖에서 민방위훈련이라도 하나?”

“이 바보야, 훈련이 아니라 실제상황이야!”


가게 안에서 짐정리를 마친 선배가 뛰어나오며 소리쳤다.


“실제상황이라뇨?”

“방금 뉴스속보에서 나왔단다. 직경 5M의 운석이 지구로 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낙하지점이 한국이라고 하더구나. NASA에선 크기가 작아 대기 중에서 기화 될 거라고 했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서울시 전역에 긴급대피명령이 떨어졌어.”


점장님의 말에 유민인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서 오늘은 나오지 말라고 연락했지만 하필이면….”

“그, 그러면 이제 어떡하죠?”


점장님은 가게에서 나와 셔터를 내리고는 당황해 안전부절 못하는 유민이와 선배를 보며 말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함께 서울 외각으로 대피하렴.”

“네. 점장님도 조심하세요.”

“그래, 무사히 다시보자.”

그렇게 점장님, 선배와 헤어진 유민인 버스정류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로는 이미 패닉상태에 빠져 차량운행 자체가 불가능했고 고심 끝에 우선 집에 연락부터 하기로 한 유민인 공중전화박스를 찾아 주변을 돌아다녀봤지만 휴대폰소유가 급증하면서 공중전화 수가 줄어서인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공원근처에 있는 공중전화박스를 발견하여 서둘러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채 몇 번 들리기도 전에 수화기 건너편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유민이니?”

“네, 엄마. 저에요.”

“지금 어디니? 방금 뉴스에서….”

“대피명령 떨어진 건 점장님에게 들어서 알아요. 방금 전 헤어지고 근처 공원 공중전화에서 전화하는 거에요.”

“그래, 그러면 짐 챙기고 있을 테니 서둘러 돌아오렴. 아버지도 직장에서 오시는 중이니 돌아오면 함께 친정으로 대피하자.”

“그런데 엄마, 지금 여기 도로상황이 안 좋아서 도저히 차가 다니질 못해요. 저는 어떻게든 대피할 테니 아버지 오시면 먼저 대피해 계세요.”

“무슨 소리니! 널 두고 어떻게….”


그때였다. 천지를 울리는 굉음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묻혀가더니 눈앞의 번쩍임과 함께 엄청난 폭발과 지진이 서울을 강타했다. 운석이 떨어진 것이었다. 유민이가 있던 곳은 직격은 피했지만 충돌여파로 인해 진도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여 제자리에 서 있을 수가 없었고 결국 바닥에 쓰러진 유민인 머리를 감싼 채 지진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서서히 지진이 사그라지면서 고개를 든 유민인 자리에서 일어나 수화기 건너편 어머니의 안녕을 확인하려 했지만 지진에 의해 전화선이 끊겼는지 이미 불통이 되고 말았다. 수화기를 내팽개치며 이를 악물던 유민인 옆에서 들리는 미음에 고개를 돌렸다. 소리의 정체는 공원 옆에 있던 고층건물이었다. 방금 전 지진으로 인해 건물에 금이 가면서 중심이 어긋나 유민이가 있는 공원 쪽으로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을 본 유민인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건물을 피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거라 판단하고 몸을 숨길만한 장소를 찾기 위해서였다. 공원 안쪽을 살피던 유민인 반 지하로 보이는 창고를 발견하고는 전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창고의 문이 방금 전 지진 때문인지 휘어져 반쯤 열려있었다. 고층건물은 서서히 기울어지며 곧 유민이가 있는 공원을 덮칠 듯 했다. 유민인 눈을 질끈 감고 휘어진 문틈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과 함께 유민이가 다리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올렸다.


“으아악!”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해가 문을 부수고 들어오면서 유민이의 한쪽 다리가 깔린 것이다. 끝내 몰려오는 극심한 통증을 못 이기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정신을 잃고 있었을까….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과 함께 눈을 뜬 유민이의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암흑 속에서 그를 볼 수 없었지만 주옥같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어 유추한바 그가 여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걱정 마세요.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실 거에요.”

“누… 누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며 목소리 주인의 윤곽이 차츰 보이기 시작했지만 점점 편안해져 오는 기분에 유민인 서서히 잠들고 말았다. 또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땐 정체불명의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꿈이라도 꾼 것 마냥 농몽하던 유민인 문득 잔해에 깔렸던 다리를 내려다보았지만 언제 깔렸냐는 듯이 다리는 멀쩡했다.


“이상하다…. 다리가 깔린 건 꿈이었나?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지?”


잠시 동안 깔렸던 다리를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겨있던 유민인 두연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서둘러 일어나 출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하실 구석 상단에 한 사람 정도 빠져나갈 수 있을 크기의 창문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누군가 준비라도 해준 것처럼 창문 밑에 사다리가 놓여 있었고 심지어 창문 밖을 막고 있던 철창이 예리하게 잘려 나가있었다.


“구조대가 한 건가? 하지만 구조대라면 준비만 해주고 그냥 갈리는 없잖아….”

여하튼 이런저런 생각에 구시렁거리며 창고를 빠져나온 유민인 주변의 광경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운석충돌로 생긴 먼지로 인해 서울 상공은 일화하나 들어오지 않았고 지진으로 인한 건물들의 붕퇴와 회록, 그리고 사방에서 비명과 신음소리가 난무하는 마치 지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내가 아직도 꿈을 꾸는 건가? 이렇게 참혹한….”


유민인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입만 벌린 채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직격이 아닌 여파로 이 정도의 참사면 직격인 곳은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의 폐허가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유민인 도시의 상황보다 연락이 끊긴 부모님이 걱정되어 서둘러 돌아다니며 멀쩡한 휴대폰이나 전화를 찾기 시작했다. 전화를 찾으러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여기저기 깔리고 어디하나 성한 데가 없는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휴대폰이야 시신들을 뒤지면 나오겠지만 찝찝한 기분에 시신 옆에 가기는 싫었다. 그렇게 몇 분을 찾아 헤맨 끝에 반쯤 무너져 내린 어느 건물 안에서 전화를 발견하고 헐레벌떡 뛰어가 수화기를 들었지만 역시나 전화선이 끊겨 불통이 되어있었다.


“이것마저…. 제길!”


수화기를 집어던지고 낙담하고 있을 때 정면에 있는 건물잔해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가봤더니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건물잔해 아래에 한 남자가 끼어있었다.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나, 나 좀… 꺼내줘….”

“잠시만요! 조금만 참으세요!”


곤급하여 우왕좌왕하던 유민인 우선 남자의 손을 잡고 무작정 끌어당겨보았다. 하지만 몸이 단단히 끼어 혼자만의 힘으론 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위태롭던 건물의 잔해까지 균형을 잃고 무너질 기미를 보여 자칫 잘못하면 유민이까지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때 발만 동동 구르던 유민이의 귓가에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됐어! 어떻게든 구조대가 올 때 까지만 버티면….”


유민인 무너지려는 잔해를 두 손 올려 지탱하기 시작했다. 무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잔해에 몸이 눌려 고통스러워하는 남자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러나 곧 팔뼈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왔다. 유민인 안간힘 내며 버텨봤지만 이내 한쪽 무릎이 꺾이면서 몸이 기울고 말았다. 순간 갖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그때 알 수 없는 힘이 샘솟기 시작하더니 엄청난 무게로 짓누르던 건물의 잔해들이 마치 새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놀랄 여유도 없었던 유민인 재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은 뒤 한손으로 잔해를 지탱하고 나머지 한손으론 끼어있던 남자를 빼낸 후 자신도 급히 잔해에서 떨어졌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지는 잔해를 바라보며 유민인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믿지 못할 괴력을 냈던 자신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그리고 긴장이 풀려 제자리에 드러누우려는 순간 누군가의 시선을 느껴 펄쩍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곧 느낌이 사라지고 안서했다.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온 구조대가 유민일 발견하여 뛰어오며 소리쳤다.


“괜찮습니까?”

“네, 저보다 저 아저씨부터 봐주세요.”


유민인 다가온 구조대에게 자신이 구해낸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학생도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우선 병원으로 가자. 여기 들것 좀 가져와!”

“괜찮아요. 걸을 수 있어요.”


구조대원들이 가져온 들것을 사양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유민인 시선을 느꼈던 곳을 돌아보고 신이해하며 구조대를 따라 앰뷸런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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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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